[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4호기에서 16일 오전 5시45분께 화재가 또 발생하고, 도쿄에서도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는 등 원전 폭발 사고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본인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위험 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원전 근처 지역에서부터 사고 지역으로부터 150마일(240km) 떨어진 도쿄까지, 방사능 유출 공포에 휩싸인 일본인들은 사고 지역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먼 남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는 일본 정부가 지정한 위험 지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12마일(20km) 내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반경 12~18마일 이내 주민들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원전 폭발 이후 사고 이 지역 방사능 수치가 크게 오르면서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와키시는 34만명 주민들에게 "창문과 문을 닫고 실내에 머물고, 긴팔을 입어 피부를 노출하지 말라"고 알리고 있다.
구보키 다카히로 이와키시 직원은 “바람과 비를 통해 방사능 물질이 확산되는 것을 생각한다면 18마일이 넘어서는 지역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보키씨는 “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다”면서 “일부는 안전을 위한 정보를 더 얻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주민들이 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기를 원하며 시에서 주민 대피령을 내리기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 등 사고 원전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평소보다 방사능 수치가 높아지면서 남쪽으로 대피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16일 도쿄역에는 남쪽으로 이동하려는 100여명의 사람들이 매표소 앞에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도쿄를 포함해 간토 지역에서 15일 방사능 측정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 동경부건강안전연구센터(TMIPI)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10시59분 사이 도쿄지역의 방사능 준위가 0.809μGy(마이크로 그레이)/hr를 기록했다. 이는 평상시보다 23배 높은 수치다.
도쿄역에서 표를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 다나카 신타로씨는 “아내가 임신 중이라 나고야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빨리 진정됐으면 좋겠다”면서도 “대피한 곳에서 가능한 오래 머물 채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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