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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소문과 공포..칭기즈칸과 템플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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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유라시아 대륙에 걸쳐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정복한 칭기즈칸의 몽골군. 요즘은 그들의 탁월한 기만전을 배워야 한다며 '노마드(유목민)' 열풍이 불기도 하지만 800년전 그들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칭기즈칸이 첫 서방원정은 1219년부터 1225년까지 6년에 걸쳐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당시에는 지금의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를 아우르는 호라즘왕국이 있었다. 이 나라를 정복하면서 몽골군은 잔인무도한 파괴, 방화, 살육으로 정복지는 물론 유럽과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공포로 몰아넣었다.

몽골군의 기동력과 용맹함에 칭기즈칸을 비롯한 장수들의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지만 이같은 몽골군에 대한 소문도 세계정복에 한몫을 했다. 항복하지 않고 맞서는 성에 대해서는 사람은 물론 가축까지 도륙한다는 소문은 싸우기도 전에 전의를 상실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소식에 비교적 굳건하게 버티던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다. 일본 증시는 14일 6%대 급락에 이어 15일엔 10% 이상 폭락하며 패닉상태를 보였다. 미국 증시도 1% 이상 떨어졌고, 유럽의 독일은 3% 이상 밀렸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던 중국도 하락했고, 대만은 3% 이상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우리 증시도 이틀간 약 60포인트 떨어졌다. 전날 장중에는 100포인트 이상 밀리기도 했다. 일본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능 물질이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에도 도착할 것이란 유언비어가 나돌면서 일반시민뿐 아니라 증시의 투자자들까지 투매에 나섰다.


비록 방사능 물질이 우리나라로 온다는 말은 유언비어로 밝혀졌지만 일본 원전의 추가폭발 소식은 냉정한 외국인 투자자들도 투매에 나서게 했다. 사상 최악의 원전사고인 1986년 체르노빌 사고와는 다르다는 공식발표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주지 못했다.


계속 이어지는 폭발 뉴스에 평정심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지만 그래도 냉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국제 원자력 사고·고장 등급(INES : International Nuclear Event Scale)에 따르면 위험을 8단계로 평가하고 있는데 아직 일본은 4등급에 해당되는 위험수준이다. 즉 1986년 체르노빌 사고(7등급), 1979년 미국 쓰리마일 사고(5등급)에 비해서는 낮으며 1999년 일본 도카이 공장의 핵임계 사고(4등급)에 달하는 위험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4등급인 위험수준이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피해규모 추산은 커녕 아직도 쓰나미의 피해는 진행 중이다.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이 상황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일본 원전 사태가 어디까지 진행될 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원전을 보호하고 제어하는 각종 장비가 쓰나미에 고장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이 일본과 주변국인 우리나라 국민들을 공포에 휩싸이게 하고 투자심리도 극도로 위축시킨다.


그렇다고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적어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그렇다. 일본 정부를 비롯한 당국은 최악의 사태를 가정하고 만전을 기해야겠지만 투자는 다르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투자를 말아야 한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주식이 싸다면 상황이 다를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사태가 해결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존 템플턴은 2차 대전 기간에도 상당한 투자수익을 올렸다. 유럽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도 참전할 것이란 걸 예견하고 수혜주를 잘 찾은 덕이다. 시장에서 돈을 번 사람들은 긍정론자들이다.


물론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아마 당시 프랑스 증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라면 어찌 됐을까. 독일군에 몇년간 점령당한 프랑스에서 증시가 그대로 열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부분 휴지조각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라면 어차피 증시 아니라 투자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긍정적 전문가들은 최근 급락으로 우리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다는데 주목한다. 중동사태 등 그동안 글로벌 증시를 짓눌렀던 악재들의 압력도 완화됐다고 평가한다.


물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일본 지진 전 급락한 IT주에 대해 1분기가 아니라 2분기가 더 걱정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 문제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주 급락이 이런 요인들이 무시되고 오로지 일본 지진에 따른 심리적인 부분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다. 마치 쓰나미처럼 호재도, 악재도 한꺼번에 쓸어버린 느낌이다.


소문에 휘둘려서, 군중심리에 좌우돼 뇌동매매를 해서 좋은 수익을 내기란 어렵다. 이럴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지금 환경이 투자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제 어떤 실적을 내고 있는지 살필 때다.


몽골군이 쳐들어 온다는 소문에 미리 성문을 연다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겠지만 자유는 포기해야 한다. 적의 숫자가 얼마인지, 우리가 충분히 버틸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한 후, 싸우던지 협상을 하던지 결정을 해도 늦지 않다.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일본 원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며 동반 하락세로 출발한 뉴욕증시가 오후들어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양적완화기조 유지 소식에 낙폭이 줄어들며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7.74(1.15%) 하락한 1만1855.42로 마감했고 S&P500지수 역시 1.12% 내린 1281.87에 머물렀다. 나스닥 지수는 1.25% 하락한 2667.33으로 마감됐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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