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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값 급등, 철강사 쇳물 그만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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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원료탄 사상 최고가 수직상승
만들면 손해···완제품 가격 인상 압박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원료값 급등으로 부담이 커지자 일부 중소 철강업체를 중심으로 생산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철강제품 가공업체 관계자는 10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부대비용이 너무 많이 올라 대형 고객에게만 제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소매 유통은 팔수록 적자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가격이 올라도 마진을 줄여 매출을 유지했지만 지금은 원가 상승추세를 판매가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상황을 봐서 아예 생산을 중단하는 안도 고려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이 업체 한 곳 뿐만 아니다. 정부 덕분(?)에 일단 포스코현대제철 등에서 열연 및 냉연강판 구입가격은 오르지 않았지만 유가 상승 및 전기세 인상 등의 영향으로 물류와 기계 가동 등 생산에 필요한 부대비용도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 영업 실적이 좋아 올해 직원들 임금을 인상해 준 것도 회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4월 포스코 등 대형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대폭 올릴 경우에는 사실상 생산 및 판매활동에 타격을 입힐 것이 뻔하다.


하지만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도 더 이상 인상을 배제하고 버티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철강생산에 사용되는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오는 2·4분기에 최고점에 달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신일본제철과 JFE스틸 등 일본 철강업체들은 호주 광산업체인 BHP빌리튼 등과 올 2분기 공급받는 강점탄 기준가격을 1분기 t당 225달러에서 33% 가량 오른 300달러선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PCI탄과 미분탄 역시 비슷한 수준의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점결탄 생산업체인 앵글로 아메리칸도 2분기 인도분 점결탄 가격을 1분기보다 47% 오른 t당 330달러에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존 최고가였던 2008년의 t당 300달러보다도 더 비싼 것이다.


철광석 가격은 1분기 135달러에 비해 26% 가량 오른 170달러에서 협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일본 업체들과 계약가격을 벤치마크하고 있기 때문에 이 수준에서 가격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쇳물 1t을 만드는 데에는 통상 철광석 1.60t, 원료탄 0.55t 가량이 투입된다고 보고 있다. 이를 2분기 원료가격에 적용하면 단순 계산만으로도 원료 추가비용이 선철 1t당 철광석 56달러, 원료탄 41.25달러 등 총 97.25달러가 추가된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 최근치인 1120원을 산정하면 t당 10만8920원 수준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며, 수율과 제강과 압연공정 비용 등을 감안하면 실제 제품가격의 생산원가는 이보다 높아지게 된다.


올 1분기 가격을 동결한 바람에 대부분의 철강사들의 영업이익이 급락하거나 적자로 전환됐다. 여기에 에너지 요금 인상 등 부대비용 부담까지 커져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주요 철강사들이 이달 안으로2분기 가격을 대폭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준은 t당 10만~15만원선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철강사 관계자는 “정부의 압박이 있지만 올리지 않고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또 다시 인상 추진이 좌절될 경우 철강업계 전반에 걸쳐 적자 상황에 놓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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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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