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국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에 대한 태그얼롱(tag along; 동반매도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금융지주는 10일 수출입은행이 태그얼롱을 행사하지 않는 대신 외환은행 주식에 대한 매도선택권(풋옵션)을 취득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태그얼롱은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외환은행 주식을 최대주주(론스타)가 제 3자에게 매각한 가격으로 매각할 수 있는 권리로, 수출입은행이 자사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6.25%에 대해 태그얼롱을 행사할 경우 하나금융지주는 5750억원을 들여 이를 사들여야 한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이 태그얼롱을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하나금융지주는 추가 비용부담을 덜게 됐다.
수출입은행은 태그얼롱 행사를 포기하는 대신 추가 수익을 추후 보장받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태그얼롱을 행사하지 않는 대신 수출입은행은 보유한 외환은행 주식에 관해 풋옵션을 취득하고,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주식과 관련해 수출입은행에 대한 매수선택권(콜옵션)을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이 옵션을 행사하면 외환은행 주식의 1주당 매매대금은 론스타에게 실제 지급한 주당 매매대금 1만4250원에 연 7%의 이율을 합산한 금액이 된다.
풋옵션의 경우 론스타와 하나금융과의 주식매매가 끝난 후 6개월~12개월 사이 행사 가능하며, 콜옵션은 주식 매매 종결 후 8개월~12개월 사이에 행사할 수 있다.
한편 이와 관련 외환은행 노조는 수출입은행이 배임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정부의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물출자 방식의 자본확충이 절실하다는 수출입은행이 즉각적으로 막대한 현금유입이 가능한 태그얼롱 행사는 뒤로 미루겠다는 발상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즉시 현금화해 수출기업을 지원해야 할 정부재원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지원용도로 유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