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외고 "IB프로그램 국내 고교 최초 인증 받았다."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

경기외국어고등학교(교장 박하식·사진)가 국내 고등학교 최초로 세계 표준 고교 교육과정인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디플로마 프로그램(IBDP: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am)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대원외국어고와 서울국제고 등 외국어와 관련이 있는 전문 학교들이 인증 획득을 시도해왔지만 국내 학교가 국제 인증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올해 경기외고를 입학하는 학생들부터 3년간의 학교생활 이후 졸업장을 받으면 별도의 시험없이 세계 유수 대학으로 진학하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고교 교육의 글로벌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IBDP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고등학교 학위과정으로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의 까다로운 인증절차를 거쳐 현재 139개국 3085개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IB프로그램을 이수하면 IB를 인증하는 전 세계의 명문대로부터 수학능력을 인정받게 돼 해외 대학으로의 직접 진학이 손쉬워 질 전망이다.

IBDP를 인정해주는 대학은 미국의 아이비리그 8개 대학과 영국 옥스퍼드ㆍ케임브리지대, 호주 멜버른ㆍ시드니대 등 총 500여 개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서울대를 비롯한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이 IBDP졸업생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즉 IB프로그램은 국가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의 대학으로 지원할 수 있는 '세계 공통의 대학 준비과정'인 셈이다.

국제표준프로그램인 IB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IBO(국제학위인증기관)로부터 엄격한 심사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IB 학교로 인증 받기 위해서 학교시설, 교육과정 운영, 교사역량 등을 구체적 수준까지 점검하기 때문에 최소한 2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심사과정 중에는 IBO에서 이틀에 걸쳐 학교를 방문하여 수업을 참관하고 학교 곳곳을 체크하는 등의 Inspection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

경기외고는 2008년 학교법인 차원에서 IB 도입을 결정한 이후 2009년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한 끝에 2011년 1월 IBO로부터 IB를 운영할 수 있는 학교로 인정하는 공식통보를 받았다.

박하식 교장은 "경기외고가 국내 고교 최초로 IB도입을 통해 전 세계 IB운영 학교들과 인적 물적 교류를 할 수 있게 됐다"며 "IB를 운영하는 학교의 학생들은 매년 4400여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평가를 받기 때문에 경기외고가 국내가 아닌 세계 속의 명문고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워드] IB 커리큘럼
IBDP 커리큘럼의 핵심은 '지식이론(Theory of Knowledge)' 이다. 학생들은 IBDP를 통해 토론하는 법, 올바르게 질문하는 법, 정확한 사실을 표현하는 법, 자신에게 적합한 학습방법 등을 배우게 된다. IBDP를 마치고 학위(Diploma)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45점 만점 중 최소 24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38점 이상이면 옥스퍼드와 하버드에 합격 가능한 점수이며, 서울대에 가려면 35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