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 신규 고용의 6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올해에는 자금난에서 다소나마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3일(현지시간) 미(美)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중소기업 포럼에 참석해 “중소기업 대출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면서 “2011년은 중소기업들에게 더 나은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쉴라 베어 FDIC 의장은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대출 확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소기업 대출이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토마스 도나휴 미 상공회의소 의장 역시 “감세 연장안이 통과되면서 중소기업들에게 긍정적인 환경이 마련됐다”며 “중소기업 대출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해 7월 이후 중소기업 대출 기준을 완화해 왔다. 이에 따라 기업 대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말 이후 기업 대출은 10%(연율) 증가했다. 또한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지난해 4분기 기업 대출이 2년 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며, 올해 기업대출은 전년 대비 3%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소기업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인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좀처럼 침체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대기업들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가 지난해 5%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GDP 증가율이 이에 못미치는 3%에 그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가 한 쪽 다리(대기업)에만 의지해 왔기 때문에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내수가 살아나면서 중소기업 역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미자영업자연맹(NFIB)이 발표한 소기업 경기낙관지수는 지난해 12월 92.6을 기록했다. 11월에는 2007년12월 이래 최고치인 93.2까지 상승했었다.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이다. 12월 매출기대지수는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한 8%로, 3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 역시 늘어나고 있다. 고용조사업체 ADP에 따르면 소기업(상시 근로자 50명 미만)의 12월 고용은 11만7000명 급증해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켓워치의 렉스 너팅 위싱턴 편집장은 “대기업의 경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력을 감축해 왔다”면서 “경기 회복기에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일자리 창출에 훨씬 많은 기여를 한다”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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