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삼성전자가 '주가 100만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11월 이후 급등세를 보이면서 1월 첫 개장일에 역대 최고가(96만6000원)를 기록했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오히려 2% 가량 뒷걸음질 치며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것.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 3개월간 20% 이상 상승했다는 점,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당분간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내에 '주당 100만원' 돌파는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11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상승을 주도한 '4분기 실적 저점, 올해 우상향 개선론'이 유효하다는 점이 그 이유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29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주가평균은 113만6862원이다. 이 중 HMC투자증권, SK증권을 제외한 27개 증권사가 내놓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100만~140만원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예상 실적발표와 맞물려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등이 115만~121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T제품의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동종 업체와 차별화된 실적개선,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실적이 예상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며 "수요가 불안할 때 가장 안정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마의 100만원 선'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이다.
그는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급등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이 높아졌고 1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최근 조정의 요인"이라며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요 회복이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이익 분기 5조원'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분기 실적이 주가 향방에 영향을 줄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난 11~12월에 많이 오른 탓에 지금은 쉬어가는 단계로 실적과는 관계없이 주가가 횡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상승 모멘텀은 2월 정도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에 따라 1분기 안에 100만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