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무서운 속도로 세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해 상반기만 해도 애플을 뒤쫓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올해 목표로 내세운 판매량만 해도 지난 해의 두배가 넘는 6000만대다. 오는 2월 발표되는 갤럭시S의 후속작에 대해서도 '깜짝 놀랄 제품'이라는 평을 덧붙여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갤럭시S는 1000만대 이상 판매되며 지금까지 출시된 안드로이드폰 중 가장 많이 판리는 기록을 세웠다. 갤럭시S는 수많은 스마트폰 중 가장 뛰어난 하드웨어를 가졌다는 것 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었다.
신 사장은 미국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갤럭시S의 후속작이 하드웨어 면에서 가장 뛰어난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더 밝고 선명해진 액정 화면에 빨라진 CPU,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OS) 탑재 등 귀가 솔깃한 대목이 적지 않다. 불가능하다는 두께 9㎜의 벽도 깬 초슬림 스마트폰을 만들어낸 삼성의 기술력을 볼 때 후속작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진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구글의 OS를 사용하는 만큼 소프트웨어 종속이 문제다. 신 사장이 지난 해 누누이 강조했던 '바다' OS는 잊혀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에서는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이유가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만 해도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화질을 좌지우지한다. 같은 렌즈와 카메라 모듈로 촬영한 사진이라 해도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에 따라 화질차이가 난다. 애플리케이션 작동 속도도 CPU 보다 OS와 사용자환경(UI)에서 결정된다.
애플은 미래 기술을 예측하고 미리 개발하거나 관련 업체들을 과감하게 인수 합병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신 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구성원에게도 이런 과제가 지워졌다. 그래야만 아이폰의 대안이 아니라 새로운 능력을 지닌, 아이폰을 초극하는 스마트폰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제 2, 제 3의 갤럭시S를 성공시키는 삼성을 기대해본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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