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중국 부호들 덕분에 고급자동차, 고급주택에서 미술품, 와인까지 지난해 홍콩의 럭셔리 시장 판매가 대폭 늘어났다. 또 올해 력셔리 상품 판매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홍콩에서 고급자동차와 요트 판매업을 하는 레오 왕의 지난해 매출은 크게 늘었다. 중국 부호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그는 홍콩과 중국 광저우에서 300만~1200만홍콩달러(약 4억~17억원) 상당의 고급차 람보르기니 65대를 판매했다. 그는 올해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홍콩 소더비즈 경매에서는 총 5250만달러 규모의 와인이 팔렸다. 지난 2009년의 1430만달러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전세계 소더비즈 경매에서 판매된 와인의 59%가 홍콩에서 팔린 것으로, 이는 뉴욕과 런던 경매 와인 판매 총액을 합산한 것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처럼 홍콩 럭셔리 시장이 인기를 끌면서 경매 상품도 홍콩으로 몰리고 있다. 영국의 유명한 뮤지컬 작곡가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그가 소장한 보르도와인과 부르고뉴와인을 오는 22일 홍콩 경매에 내놓을 계획이다. 와인의 가치는 각각 280만달러와 410만달러다.
하지만 중국 부자들의 투기에 홍콩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홍콩의 지난해 고급부동산 구매자 가운데 3분의1이 중국 본토 부자들로, 이들은 거주가 아닌 투기를 목적으로 고급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홍콩 부동산 가격은 지난 2008년 말 이후 50% 가까이 올랐다.
중국 중산대학교의 천광한 경제학교수는 “중국 본토에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홍콩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이는 불법”이라며 중국 본토에서의 자금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개인이 연간 5만달러 이상을 국외로 유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중국 부호들의 홍콩 고급아파트 구입은 역외계좌를 통한 것이거나 중국 본토 기업의 홍콩 사업부를 통하는 등 우회적인 통로를 이용한 것이란 의미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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