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 세미나서 현대차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화두..폭스바겐 회장도 "현대차 존경"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미국 최대 자동차 세미나에서 현대차가 '명불허전'의 평가를 받으며 높아진 위상을 한껏 과시했다.
씨티 인베스트먼트 리서치(CIR)의 이태리 마이클 부사장은 최근 미시간 트래버스시에서 열린 '2010 카 매니지먼트 브리핑 세미나'에 참석,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라고 극찬했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신차 구입후 1년 이내 실직시 자동차를 되사주는 현대차만의 마케팅으로, 2008년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로 미국내 대량 실직자가 발생하면서 신차 구매가 줄자 2009년 1월 선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를 할부로 산다는 것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수입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이뤄지기 마련"이라면서 "하지만 실직하게 되면 할부를 내기 어려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부사장이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높이 평가한 것은 현대차가 바로 이런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꿰뚫어봤기 때문이다. 마이클 부사장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면서 "다른 기업들도 이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하며, 그것이 미국내 자동차 수요를 늘리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어슈어런스에 대한 극찬이 나온 장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로 45주년을 맞는 2010 카 매니지먼트 브리핑 세미나는 자동차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술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미국 최대 자동차 관련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업계 리더 800여명이 2~5일 그랜드트래버스 리조트에 모여 정보를 나눴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 바로 이 자리에서 화두로 오른 것은 현대차의 브랜드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마이클 부사장의 평가대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출시 후 미국 시장서 현대차 점유율은 급상승했다. 7월에는 미국 시장 진출 이후 가장 높은 5만4106대 판매고(점유율 5.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는 당초 1년간 계획했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자 1년 더 연장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경쟁사들이 주춤할 때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세를 거둔 것이 주효했다"면서 "상황에 따라 프로그램을 좀더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 최대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의 마틴 빈터콘 최고경영자(CEO)도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경계심을 공개적으로 내비쳐 관심을 끈 바 있다. 마틴 CEO는 독일 자동차 전문지 포커스와 인터뷰에서 "현대는 좋은 차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며 현대차의 저력을 높이 평가하는 등 미국과 유럽서 현대차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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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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