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4월 한파로 일조시간 크게 줄고, 40년만의 강풍에 우박까지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이번엔 40년만의 강풍까지.
대다수 골프장들이 올해들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겨울 한파와 폭설이 장기화되면서 겨울장사를 망쳤던 골프장이 때 아닌 4월의 한파와 강풍까지 가세해 여전히 수익을 내는데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들은 "주말에만 골퍼들이 붐빈다"며 울상이다.
4월은 사실 본격적인 골프시즌으로 접어드는, 골프장으로서는 '성수기'에 해당되는 시기다. 이번 봄 시즌은 그러나 저온현상에 돌풍을 동반한 잦은 폭우로 제대로 운영이 힘든 상황이다. 올해 4월 일조시간은 예년에 비해 20%가 줄어든 반면 강우일수는 늘어나 골프장으로서는 최악의 시즌을 맞고 있다. 이번 4월은 여기에 천안함 사고로 사회분위기 마저 우울한 상황이다.
27일과 28일에는 강풍에 우박까지 더해져 기상이변의 하이라이트였다. 악천후가 계속되자 또 다른 문제도 발생했다. 바로 골퍼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 예전에는 어지간한 비바람에는 라운드를 강행하는 것이 오히려 미덕(?)이었던 골퍼들이 이제는 약한 비나 바람이 불어도 곧바로 플레이를 취소하고 환불이나 홀별 정산을 요구하고 있다.
몇개 홀만 플레이해도 그린피를 모두 내야 하는 종전과는 골프문화 자체가 달라졌다. 골프장의 치열한 경쟁과 함께 이미 상당수 골프장들이 'n분의 1 정산제'를 도입하고 있어 골프장으로서는 들어주지 않을 수도 없는 처지다. 임재현 여주그랜드골프장 팀장은 "28일 오전 약한 비에도 35%가 예약을 취소했다"면서 "평일에는 특히 입장객 유치를 위한 고객 위주의 운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골프장들은 코스관리 비용이 늘어나는 등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일조량이 한참 많아야 할 시기에 냉해로 잔디생육이 더뎌지면서 아무리 공을 들여도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예상 밖의 악천후가 골프장에는 결과적으로 '삼중고'를 안겨주고 있는 셈이다.
골프장들은 이러다보니 일기예보에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에서 맑은 날 비 예보를 하는 등 오차가 나면 곧바로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골프장의 운영도 달라지는 추세다. 18홀 골프장의 경우 통상 5월부터 3부로 확대하던 편제를 2부로 그대로 운영해 팀 수를 더 이상 늘리지 않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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