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볼의 성능은 피스와 함께 딤플의 크기와 깊이, 코어의 크기와 경도 등이 '연관 작용'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볼은 지금 '피스와의 전쟁(?)'
테일러메이드가 최근 5피스 골프볼 펜타TP를 출시하면서 골퍼들이 때 아닌 '피스 논란'을 벌이고 있다. 바로 " 피스가 많을수록 비거리와 스핀력이 우수하냐"는 논쟁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물론 '아니다'다. 골프볼의 피스, 즉 층(레이어)은 구성 물질의 개수와 공정일뿐이다. 다시 말해 골프볼의 성능은 재질을 비롯해 딤플의 크기와 깊이, 코어의 크기와 경도, 피스 등 다양한 요소가 연관 작용한다.
그렇다면 피스의 의미부터 살펴보자. 일단 1피스는 말 그대로 하나의 소재다. 당연히 성능은 떨어지지만 값이 싸 주로 연습장에서 대량 구매해 사용한다. 비거리나 스핀력이 떨어지고 그래서 연습장에서는 거리가 줄었다고 한탄할 필요도 없다. 실전에서는 이보다 최소한 110% 정도는 더 나간다.
2피스는 코어와 커버로 구성됐다. 비거리가 뛰어나고 내구성도 괜찮다. 값도 경제적이다. 대신 스핀이 잘 먹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비거리가 부족한 아마추어골퍼들은 그래서 오히려 이 볼이 유리할 수도 있다. 아마추어골퍼들은 숏게임에서도 통상 짧게 치는 경향이 있어 '한 뼘이 아쉬울 때'가 많다.
3피스는 코어를 고무실로 감거나 또 한 겹의 커버로 감싼 뒤 그 위에 다시 커버를 씌워 만든다. 여기서부터가 통상 '프리미엄급'이다. 무엇보다 스핀력을 강조한 제품이다. 4피스는 2중 표피로 구성됐다. 드라이브 샷은 스핀량을 줄여 비거리를 증대시키고, 숏아이언이나 웨지 샷은 스핀량을 높여 컨트롤이 좋게 만들어준다는 설명이다.
5피스는 더 나아가 여기에 한 겹을 더 씌웠다. 각 클럽별로 볼에 전달되는 힘이 달라 어떤 샷에서든지 최고의 효과를 거둔다는 취지다. 이를테면 드라이브 샷에서는 코어까지 힘을 전달하고, 웨지 샷이나 퍼팅에서는 커버까지만 동력을 전달해 볼을 때리는 강도에 따라 제각기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레이어를 세분시켜 강도에 따라 골프볼이 대응한다는 것은 너무 추상적이다. 그렇다면 "골프백에 든 14개의 골프채에 맞춰 제작한 14피스 골프볼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니냐"는 반박도 있다. 아마추어골퍼들의 경우 사실 그렇게 일관성있는 샷을 할 능력도 없다. 프로선수들도 실제 4피스 보다 3피스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이선화 아쿠쉬네트코리아 과장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볼은 4피스 프로v1-x가 아니라 3피스 프로v1"이라고 판매 동향을 소개했다. 헤드스피드가 늦은 아마추어골퍼들은 3피스를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다. 프로선수들도 PGA투어에서는 4피스를, LPGA투어에서는 3피스를 더 많이 선택하는 추세다.
가장 큰 문제는 골프볼의 '편측현상'이다. 골프볼을 반으로 잘라 단면을 유심히 살펴보면 코어를 중심으로 각 레이어가 일정한 반경으로 감싸져야 정상인데 어느 한쪽으로 쏠려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X-레이 스캔을 통해 100% 검수과정까지 거치지만 제아무리 골프볼의 제작기술이 발달해도 아직은 '편측현상'을 100% 제거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갑이 가벼운 직장인 골퍼들에게는 경제적인 면도 중요하다. 피스가 많을수록 볼이 비싼 것은 진실이다. 골프볼은 소모품이라 지출도 만만치 않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비싼 골프볼로 확인되지 않는 성능을 기대하는 것 보다는 자신이 일관성있게 볼을 정확하게 임팩트 할 수 있도록 연습에 공을 들이는 쪽이 현명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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