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보드 애호가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
조계종, 매년 스노보드 대회 '달마오픈' 개최
한국 스노보드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잇따라 메달을 따내며 '기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설상 종목을 묵묵히 지원해 온 한 스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바로 '스노보드의 대부'로 불리는 호산 스님(61)이다.
호산 스님은 국내 스노보드 유망주를 발굴·육성해 온 '달마배 스노보드 대회'의 창시자로, 30년 가까이 보드를 타온 애호가이기도 하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 주지로 있는 호산스님은 지난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모두 너무 애를 많이 썼다"며 대표팀의 선전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역시 호산 스님이 창설한 국내 최대 규모의 스노보드 대회인 '달마오픈'을 20년 넘게 후원해 오고 있다. 호산 스님은 국내에 마땅한 대회가 없어 선수들이 훈련 성과를 점검하고 실력을 검증할 기회가 부족한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이 대회를 창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에는 조계종 포교원 등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다가 2015년부터는 조계종이 직접 주최하는 행사로 격상됐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설상 종목 최초의 메달(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배추보이' 이상호(31), 밀라노올림픽 메달리스트 김상겸·유승은은 모두 달마오픈을 통해 실력을 키운 '달마 키즈'들이다. 결선에 오른 이채운 또한 달마오픈 우승자 출신이다.
호산 스님과 불교계의 후원은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지원을 받았던 선수들이 성장해 대회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거나, 후배 육성을 위해 후원금을 보태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른바 '스포츠 포교'의 영향인지 스노보드 선수들 가운데 불자가 상당수다. 특히 이상호 선수는 회장으로 활동하며 '한맘불자회'를 이끌고, 유망주 지원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김상겸과 이상호 등 여러 국가대표 선수들도 매년 템플스테이에 참여해 명상을 하거나 108배를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산 스님은 선수들이 기술 훈련을 위해 해외로 나가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국내에도 전용 시설을 마련하는 등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뜨는 뉴스
아울러 그는 올해 달마배 대회를 올림픽 출전 선수들과 유소년 선수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로 마련해, 일종의 '올림픽 뒤풀이' 같은 축제의 장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