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 피팅은 물론 손 스캔 장갑에 형상기억깔창 골프화까지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를 위해서 몸을 스캔하라(?)"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기아클래식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서희경이 최근 모교인 건국대에서 손을 스캔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 대학 'I-패션 의류기술센터'가 산학협동으로 개발한 맞춤형 골프장갑 제작을 위해서다. 이미 골퍼들의 체형에 맞춘 골프채 피팅이 일상회된데 이어 이제는 손과 발, 더 나아가 몸 전체를 스캔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 골프채 피팅으로 "내 몸에 '착~'"= 골프채 피팅은 이제 프로선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윤성범 피팅전문가는 "오히려 초보일수록 피팅을 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처음부터 자신의 체형에 맞는 골프채를 사용해야 기량 향상도 빠르다는 이야기다. 정확한 진단을 통한 커스텀 피팅은 몸에 맞는 클럽을 찾느라 드는 비용까지 줄이는 경제적인 효과까지 있다.
요즈음 골프용품메이커들은 피팅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는 게 기본이다. 수십 종류의 헤드와 샤프트 가운데 최적의 조합을 찾아주는 '커스텀메이드'도 일반화되고 있다. 투어스테이지와 핑, 캘러웨이, PRGR 등이 피팅서비스에 앞장서고 있다. 타이틀리스트는 고객이 요청하는 사양대로 미국 본사에 특별주문 제작을 하고 있다.
▲ 손 스캔으로 "꼭 맞는 장갑을~"= 건국대에서 개발한 '손 스캐너'는 코오롱에서 운영하는 엘로드힐스(서울시 강남구)에서도 만날 수 있다. 기계에 손을 넣으면 손바닥이 그대로 본떠진다.
강태용 엘로드힐스 점장은 "손가락 길이가 유난히 길거나 짧은 골퍼들의 경우 정확한 사이즈의 장갑을 만들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설명한다.
당초에는 3차원(3D) 기술이 적용돼 두께까지 측정했지만 제작기간이 너무 길어 상용화 단계에서 손바닥 스캔으로 바뀌었다.
서비스 시행 초기에는 일반 제품에 비해 1~ 2만원가량 비쌌지만, 지금은 현재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양피장갑(남성용 5만8000원, 여성용 6만8000원)과 가격도 비슷하다. 1주일이 걸린다.
옷도 물론 몸에 꼭 맞출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버추얼 커스텀 메이드(Virtual Custom-Made)'라는 3차원(3D) 의류 맞춤 서비스를 시작했다. 역시 건국대의 I-패션 의류기술센터와의 제휴를 통해서 개발된 시스템이다. 3D 스캐너로 수치를 측정해 제작하는 동시에 단추나 지퍼 등 세부 디자인도 모니터로 고를 수 있다. '아바타'에게 옷을 입히고 스타일까지 선택할 수 있다.
▲ '형상기억소재'를 활용한 깔창= 피제이튠에서는 유럽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컨퍼머블'이라는 스포츠 전용 인솔(깔창) 브랜드를 골프화에도 접목시켰다. 장비 위에 올라서면 발 모양을 스캔하는 것은 물론이고 압력이 가해지는 부분까지 정밀하게 읽어낸다. 이것을 형상기억소재에 그대로 입혀 자신만의 '인솔'을 만들어낸다.
제작시간은 불과 20분이다. "발의 중심이 쉽게 무너지는 골퍼를 위해 꼭 맞는 골프화를 제공해준다"는 업체 측의 설명이다. 김형태와 박도규, 배상문, 이승호, 배경은, 정일미 등의 프로선수가 이 기술을 활용한 인솔을 착용하고 있다. 손 스캔과 마찬가지로 엘로드힐스에서 제작할 수 있다. 12만원이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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