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폐지 회피용 유증·공급공시 주의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연말이 다가오면서 상장사의 주식 및 회계 담당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3·4분기 분기보고서 제출을 마치고 한숨 돌릴 새도 없이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
우량한 상장사는 올해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한창 바쁠 시기지만 올해 실적이 저조한 상장사 가운데는 상장폐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도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나빠 자본잠식을 우려해야하는 상장사나 매출 규모가 상장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장사는 더욱 바쁜 시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코스피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급락하면서 잠잠했던 명동도 최근 들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 우려가 있는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금융당국이 휘두를 사정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명동 방문 횟수가 많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겉보기에 멀쩡한 상장사 같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감사 의견을 걱정해야 하는 업체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일부 업체들은 연말이 지나기 전에 자본 규모를 늘리기 위해 사채를 이용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잠식이 우려되는 업체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일부 상장사 가운데 매출 규모가 상장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을 우려해 4분기 들어 공급계약을 과도하게 체결하는 경우가 있다.
올해 초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를 도입해 뉴켐진스템셀(옛 온누리에어)과 지이엔에프 등을 상장폐지시켰다. 두 업체 모두 매출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되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목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이 될 수록 상장폐지를 회피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이 동원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기존 사업부문의 실적이 저조한 업체들의 경우 유상증자 또는 공급계약 공시가 나오면 주의 깊게 살펴볼 것으로 조언했다.
또 할인율이 큰 유상증자를 결정한 업체들에 대한 투자도 가급적이면 회피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할인율이 큰 만큼 주가 희석 우려도 커지며 할인을 많이 해주는 이유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급계약 공시를 살펴볼 때도 공급 상대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계약 상대방이 잘 알려진 경우라면 덜 위험하지만 계약 상대방을 전혀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경계심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투자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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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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