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롯데쇼핑이 중국 할인점 인수를 추진하며 유통 대장주로서의 자리를 공고화하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대형 M&A 추진으로 주가 폭락 경험이 있는 롯데쇼핑으로선 성장의 발판이 될 지 또 다른 리스크로 남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블룸버그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중국 할인점인 타임스 지분 72.3%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타임스는 중국 동부지역에서 대형마트 53개와 슈퍼마켓 12개 등 6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고, 현 시가총액은 5억200만 달러 수준이다. 추정되고 있는 M&A 거래가격은 약 4000억~5000억원 정도로 롯데쇼핑이 이 업체를 인수하면 지금까지 한국 업체가 중국 기업을 인수.합병한 사례 중 최대 규모가 된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타임스 측이 중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롯데그룹에 지분 인수를 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며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유통업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타사업 분야를 계열사에 넘기는 등 내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해외 유통망을 넓히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그 예로 지난 9월 18일부로 식품사업본부를 롯데삼강에 넘겼으며 프랜차이즈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분리해 이 사업을 독립적으로 진행할 '롯데KKD'를 신설했다.
증권가는 유통망 확대를 위한 롯데쇼핑의 공격적 경영 전환이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이번 M&A의 성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구창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롯데쇼핑의 중국 할인점 전략이 인수·합병(M&A)으로 이른 시일 안에 50개 이상의 점포를 확보해 도매업체와 협상력을 개선하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었으므로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 애널리스트는 "과거 롯데쇼핑의 M&A 사례처럼 인수설이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타임스의 기업 가치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있고, 국내 유통업의 낮아진 성장성을 고려할 때 중국 M&A는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높여주는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M&A로 인해 롯데쇼핑으로서는 단기적인 투자부담이 부각될 것"이라면서도 "타임즈가 선점하고 있는 상권 특성과 영업규모, 상장업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 중국투자를 위한 긍정적인 기회라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 역시 "롯데쇼핑의 중국 할인점 인수는 거의 가시화돼 있는 상태"라며 "단기적으론 부담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투자매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M&A 추진은 불확실성이 큰 요소인 만큼 리스크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다른 유통주에 비해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지만 중국 로컬업체 인수 추진건으로 리스크가 확대된 것은 사실"이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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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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