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 위험성이 있는 성폭력 전과자에게 형 집행 종료 후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하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어떤 사건에 대해 판결을 내리고 형이 확정되면 이를 다시 소송으로 심리·재판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반하지 않아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성폭력 범죄로 두 차례의 실형을 선고 받고 형기를 마친 후 또 다시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강도강간 등)로 기소된 A(30)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형 집형 종료 후 10년 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98년 10월 서울고법에서 강도강간 미수죄 등으로 장기 3년에서 단기 2년6월의 형을 선고 받고 복역한 후, 2001년 4월 다시 서울고법에서 강도강간죄 등으로 징역 7년을 선고 받고 2008년 6월 안양교도소에서 만기출소했다.
이후 A씨는 같은 해 8월28일 오전 9시40분께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모 빌라에 침입해 잠자고 있던 피해자인 B(여·22)씨를 강간한 후 현금 3000원과 시가 30만원 상당의 MP3를 빼앗다 달아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성폭력 범죄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한 법조항은 재범방지와 성행교정을 통한 재사회화를 위한 것"이라며 "이는 행적을 추적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장치를 신체에 부착, 성폭력범죄에서 국민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보안처분"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전자감시제도의 목적과 성격, 취지 등을 종합하면 보안처분의 일종인 전자감시제도는 범죄행위자에 대한 응보를 주된 목적으로 책임을 추궁하는 사후적 처분인 형벌과 구별돼 그 본질을 달리한다"면서 "형 집행 종료 후 부착명령을 집행하더라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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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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