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와 주춤한 DXI 흐름
그동안 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를 주도해왔던 IT주와 자동차주가 최근에는 도무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달러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대표 수출주인 IT와 자동차 업계의 가격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하는 한편 D램가격을 나타내는 DXI 지수의 주춤한 흐름도 우려를 안기고 있다.
11일 오후 1시20분 현재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로 대표되는 운수장비(-1.81%)와 전기전자(-0.59%)는 나란히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14개월여만에 1650선을 넘어섰고, 금융업(2.1%) 등은 2% 이상의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시각 현재 IT의 대표주인 삼성전자 역시 0.4%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LG전자는 3.7%의 약세, 하이닉스는 보합권으로 돌아섰다. 자동차주인 현대차(-2.83%)도 큰 폭의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이들 수출주의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는 것이 달러약세 현상이다.
현재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90원(-0.24%) 내린 1221.60원에 거래되며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6개 주요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달러 약세 현상이 지속되면 수출비중이 큰 IT주나 자동차주의 가격경쟁력은 낮아질 수 밖에 없고, 이같은 우려감이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약세 기조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그리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ㆍ달러 환율이 미국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인 일본의 엔달러 환율도 동반 하락하고 있어 수출경쟁력 약화를 심각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다만 모멘텀 측면에서 보면 IT와 자동차를 비롯한 주도주가 최근 가파르게 오른 만큼 모멘텀 약화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IT주의 경우 최근 DXI 지수가 숨고르기를 지속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더욱 그렇다.
D램 평균가격을 나타내는 DXI 지수는 지난 7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삼성전자 및 하이닉스의 주가를 이끌었지만,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숨고르기에 나섰다.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소폭의 숨고르기는 이미 예상됐던 바이지만, D램가격의 상승탄력이 둔화됐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들 종목이 쉬어가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안성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오른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약세는 굉장히 미미한 수준인데다 주간 단위로는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약세 자체를 논하기가 어렵다"며 "4분기에도 여전히 수급이 타이트한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DXI 지수도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중요한 것은 가격속도가 가파를지 여부인데,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의 경우 경쟁사대비 원가절감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면서 "가격이 완만하게 진행된다면 원가절감 효과와 함께 실적이 개선되면서 오히려 주가가 오를 개연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1시3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48포인트(0.21%) 오른 1648.16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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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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