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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올라도 불안요인 많다

외인 매도에 주도주 약세 불안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유독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미국증시가 지난 6월24일 이후 두달여만에 처음으로 나흘째 약세를 지속했고, 중국증시 역시 긴축에 대한 우려감으로 2700선에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일본증시도 엔화강세에 대한 부담으로 연일 저점을 낮춰가고 있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하락을 하더라도 이내 낙폭을 만회하는 강한 복원력을 보이고 있고, 끝없이 연고점 경신에 도전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의 이같은 흐름에서도 불안한 조짐은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이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매수주체 소멸..살 사람이 없다?
최근 국내증시의 흐름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외국인의 매도세다.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28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지난 4월8일 이후 최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3일 오전 10시30분 현재도 6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그동안 국내증시의 상승세를 적극 주도해온 주체인데다 글로벌 증시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는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지난달 8월31일부터 나흘간 미국증시는 약세를 지속했다. 외국인이 국내증시를 주도하는 만큼 글로벌 증시의 약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도 된다.


특히 현재로서는 외국인을 대신할 만한 매수 주체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관의 경우 지속되는 펀드 환매물량으로 인해 액티브 펀드 내 현금 비중이 3.7%에 불과한 상황이며, 외국인의 방향성 없는 선물 매매로 인해 프로그램 매수세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오로지 강한 투자심리를 유지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주도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단기매매에 치우치는 성향이 있는데다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위주의 매매에 집중한다.


외국인이 매도를 지속하고, 기관마저 매수 여력이 없다면 대형주 역시 힘을 못쓰게 되고, 코스피지수를 이끌만한 주도주 역시 꺾이게 되는 셈이다.


◇신경쓰이는 주도주의 약세
최근 며칠간 코스피 지수가 글로벌 증시 대비 선방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IT와 자동차로 대표되는 '주도주'다.


이들 종목은 코스피 지수가 전체적인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사상 신고가를 꾸준히 경신해내며 지수의 상승 가능성을 높여왔다.


하지만 3일 현대차는 닷새만에 약세로 돌아섰고 삼성전자는 이틀째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단순한 숨고르기일 수도 있지만 이미 사상 신고가를 경신할 정도로 주가가 오를대로 오른 상태에서의 조정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외국인 역시 이들 주도주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10시40분 기준 외국인의 매매 현황을 보면 순매도 상위 2위에 현대차가 올라와있다. 현재 순매도량은 25만2000주. 금액으로 따지면 279억7200만원이다. 전날에는 552억1100만원의 매도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1만2000주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한 주당 가격을 78만원으로 본다면 93억6000만원 규모의 매물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전날에는 1360억4900만원 가량을 매도했다.


8월 한달간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3135억6700만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전체 종목 중 4번째로 많이 사들였고, 현대차에 대해서도 1492억5000만원 가량을 매수, 9번째 순매수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스탠스 변화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어쩌나
문제는 지금까지의 장세를 주도해온 것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였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주당 가격이 80만원에 육박하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섣불리 매수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던 것.


비중이 좀 더 작은 중소형주 위주의 매수에 나섰던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섬머랠리에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주도주의 시세가 꺾일 경우 그 타격 또한 동시에 입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스탠스 변화와 주도주의 약세에 대해 순환매로 대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동안 많이 오른 IT나 자동차 등은 차치하고, 덜 오른 종목으로 눈길을 돌리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나치게 빨라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제대로 흐름을 타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은행주. 전날 피치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호재가 됐지만, 은행주의 경우 하루 빠지고 하루 오르는 장세가 지난 8월20일경부터 반복되고 있다.
현재 은행업종지수(308선)가 지난 8월3일(309선)과 일치한다고 본다면 한달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타 종목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면 개인 투자자들이 덜 오른 종목 순환매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수익률 상승과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강한 투자심리도 불안요인..낙관론 정점은 위기
수익률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지수 자체가 연고점을 연일 찍고 있으니 내 종목에도 언젠가는 순환매 매기가 몰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옵션 시장의 변동성 측면에서도 미국 VIX지수와 VKOSPI지수는 0.9이상의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는데, 지난 주말 이후 양자간의 이격이 지나치게 확대되면서 여타 글로벌 증시 투자자들은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반면 국내증시 투자자들은 여전히 강한 투자심리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 1년이 지나고 있고 경기선행지수는 이제 고점을 예측해야 하는 시기"라며 "순환적 회복세가 종료되고 나면 고점 대비 20~30% 정도의 주가 후퇴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의 평균적 상승 기간을 고려하면 이르면 4분기 후반 중에도 선행지수 고점이 나올 수 있는데 이 경우 지수의 조정은 불가피하고 20~30%의 주가 후퇴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20~30%의 주가 후퇴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한 일부 개별 종목들은 50%까지도 주가가 후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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