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부장 "수사 엄정히 마치고 평가받겠다"
일부서 거론되는 '12일 수사 종료설' 일축
내·외부 환경 여전히 비우호적…의지 관철될까
'박연차 게이트' 수사 막바지에 들어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가 외부의 잇단 수사팀 흔들기에 강하게 반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기각, 민주당의 중수부 수사팀 고발,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자진 사퇴 등 잇따른 악재 속에서 검찰이 '무소의 뿔처럼' 꿋꿋이 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인규 중수부장은 8일 '이번주를 마지막으로 수사가 종결될 예정이며, 수사 결과 발표에 고 노 전 대통령 주변 의혹 수사 상황을 포함하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 중수부장은 조은석 대검 대변인 명의로 낸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하지도 않았고 하려고 하지도 않은 말과 일들이 언론에 나오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 중수부장은 또 "수사는 상대가 있는 것이므로 그 종결일을 확정해 예견할 없다"며 "따라서 그 결과 발표일자는 미리 정할 수 없고, 수사 결과 발표내용 역시 수사가 종결된 다음에 검토되고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고 논의도 없었다"며 "수사는 깔끔하고 엄정하게 마치고 평가를 받겠다는 자세로 밤낮으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중수부장의 이 같은 공식 대응은 지난 2월 중수부를 새롭게 꾸려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착수한 이후 처음이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외부의 흔들기가 도를 벗어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수부장은 검찰 책임론 등 외압에 의해 서둘러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끝내지 않겠음을 선포, 수사의 정당성을 입증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중수부장의 이 같은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둘러싼 내·외부 환경은 여전히 비우호적인 것이 현실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 등 수사팀은 민주당의 고발에 대비해 수사브리핑 자료를 모으고 법적 저촉 여부를 검토하는 등 만반의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수사 대상자들이 소환을 꺼리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 핵심 관련자들이 변경된 상황에 따라 진술을 거부하는 등 수사 상황도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중수부 폐지와 공직부패수사처(공수처) 혹은 상설특검제 도입, 피의사실 공표죄 처벌 강화 등을 주장하고 나서는 등 외부의 압력도 가중되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엄정히 진행해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9일에는 그동안 의혹이 제기됐던 김태호 경남도지사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어 정·관계 인사 2~3명을 추가로 소환한 뒤 한나라당 박진·김정권 의원, 민주당 서갑원·최철국 의원,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 김모 부산고검 검사 및 박모 부산고법 부장판사, 이택순 전 경찰청장 등과 함께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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