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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李대통령 14차 라디오연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푸른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일년 열두 달 모두가
가정의 달이이어야 하겠습니다마는,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이 다 모여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5월은 가족의 가치를 한 번 더 되새기게 합니다.

소중한 가정의 달을 맞아국민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희망과 행복이 넘치기를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에게 가족은 행복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제가 서울 시장으로 일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저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는
날로 늘어나는 노숙자들을 위해,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노숙자들을 만나면서,
저는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자기 힘으로 살 수 있는 '자립 의지' 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노숙자들에게
일정 기간 교육을 시킨 뒤
여러 기업의 도움을 얻어서 일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 후 '천만 원을 모을 경우
한 달에 5만 원만 내면 살아갈 수 있는 임대아파트를
제공해 주겠다’고 그들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한 6개월쯤 지나서 제가 현장에 나가봤습니다.
그 분들은 나를 보자마자일하다 말고
호주머니에서 예금통장을 꺼내서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한 푼이라도 더 빨리 모으기 위해서
휴일에도 쉬지 않고 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고 저에게 건의를 했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천만 원을 모아서
흩어진 가족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싶다’는 것이
그 분들의 간절한 소망이었습니다.

이전의 모습과는 크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실의에 빠져있던 그 분들을 일으켜 세운 것은
통장도, 임대아파트도 아닌
바로 그 '가족의 힘' 이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그렇게 가정으로 돌아간 분들을 만나봤습니다
비록 생활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다시 만난 가족들과 함께
이전보다 더 꿋꿋하게,
오순도순 살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가족은 용기와 힘의 원천이고,
희망의 샘입니다.

비틀거릴 때 바로 서게 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가 있습니다.

힘들 때일수록 더욱 그리워지고
더욱 소중해지는 존재가 바로
가족이 아니겠습니까?

사실 우리가 지난 50년 동안
세계가 깜짝 놀랄 기적을 이룬 원동력도
바로 우리 민족 특유의 가족정신이었습니다.

정말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던 시절에도
우리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
모든 희생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랑하는 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형님과 누님들은 자기 학업을 포기하고
험한 일터로, 때로는 낯설은 저 먼 이국땅으로 향했고,
심지어 전쟁터 조차 두려워하지 않고 나갔습니다.

그러한 희생적인 가족 사랑의 전통은
지금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들의 책값을 위해
잠을 설쳐가며 식당일을 하는 어머니가 계시고,
딸의 등록금을 위해 퇴근 후에도 대리운전을 하는 아버지도 적지 않습니다.
또 병든 부모님을 위해 장기를 선뜻 내놓는 아들, 딸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가족 사랑이 살아 있는 한
두려울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가족은 우리가 가진 능력을 수십 배, 수백 배 더 발휘하게 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의 저 또한 그랬습니다.

가난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또한 취업이 되지 않아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저를 바로 잡아준 것은 어머니의 눈물 어린 기도와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런 가족들의 사랑에 힘입어
어려움을 이겨낼 수가 있었고,
또한 대통령이 된 지금도
저는 어린 손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곳곳에서 우리의 가정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혼율과 자살율이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인터넷에 자살 충동 사이트까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죽을 각오로 살아간다면
이겨내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한창 밝게 커야 할 시기에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상처받는 어린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던 시절에도
서로 보듬고 위로하며,
우리 잘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끈끈한 정으로 뭉쳐
그 어려움을 이겨냈던 우리의 정신이
다시 살아나기를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정부도 여러분의 가정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건강한 가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를 지키는 일에
모든 정성과 힘을 쏟겠습니다.

국회를 통과한 추경예산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겨서
일자리가 하나라도 더 늘어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가 갑자기 직장을 잃은 가정에
생계비와 의료비를 지원하도록 한 것도,
위기에 처한 가정을 지키자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정부의 노력만으로
충분치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주위를 보살펴주시기 바랍니다.

특별히 보호가 필요한 모자가정, 조손가정,
다문화 가정과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어린이들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각 종교 사회 단체에서도
가정을 위기로부터 지키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가정을 통해 쌓인 아름다운 추억만큼
아이들의 앞날에 귀하고 강력하며 유익한 것은 없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오월 가정의 달은
이렇게 가족 간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한 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가정 하나 하나가 행복해질 때,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힘내라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한 희망이 있다고
서로 격려하면서 용기를 북돋워주는 사랑이 넘치는
멋진 가정의 달을 만들어 봅시다.

감사합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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