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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李대통령 제13차 라디오연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요즘 가뭄이 심해서
산불이 이곳 저곳에서 많이 나고 있습니다.
물도 많이 부족한데
마침 오늘이 비가 온다는 곡우이니
비가 주룩주룩 많이 내렸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번 주가 자전거 주간이기 때문에
오늘은 자전거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요즘 날씨도 풀리고, 건강도 생각해서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예전에는 사람들이
자전거를 많이 탔습니다.
저도 지난 가을 '세계 차 없는 날’을 맞아
청와대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해 보았습니다.

오랜 만에 자전거를 타다 보니
사실 처음 출발할 때 여러번 넘어졌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옛날 솜씨를 되찾아서
집무실에 도착할 때에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주말이면 우리 부부는
어린 손주와 함께 자전거를 자주 탑니다.
자전거를 한 두시간 타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또 다리가 단단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서울시장 때
한강변에 자전거길과 인라인 스케이트길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시민들이 그렇게 좋아할 수 없었습니다.

요즘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주민들의 건강과 레저를 위해서
자전거길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자전거 길은
주로 레저용으로 이용되지,
생활용으로는 많이 이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타고 출퇴근도 하고, 학교도 가고,
시장도 갈 수 있으려면,
현재 도로 사정으로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없어
불편하고 위험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해외 대도시에서도 간혹 볼 수 있지만,
서울에 버스전용차로를 처음 만들었을 때,
자가용 승용차는 다소 불편해진 대신
대중교통이 빨라지고 편리해졌습니다.

이번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편하고 안전하도록
‘도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합니다.

도심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으려면
인도와 자전거길을 서로 구분해서 섞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 자전거 도난을 막고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서
자전거 보험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하철과 연결하기 위해
외국처럼 맨 뒤 한두칸은
자전거 소지자 전용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하려면 제도도 손질하고
예산도 투입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자전거 이용을 늘리는 방향은
세계적인 추세이자,
우리가 또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녹색 생활혁명은 시대 정신입니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전거를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복원시키는 일은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가려면 가능한 빨리 가야 합니다.
자전거가 너무 느리게 달리면 넘어지듯이
‘자전거 시대’도 너무 늦지 않게
서둘러야 합니다.

저는 ‘자전거 천국’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많은 선진국과 도시들을 보았습니다.

자전거 선진국은 교통 선진국이었고,
교통 선진국은 녹색 선진국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신년연설을 통해
“전국 곳곳을 자전거길로 연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2년이면,
한강·금강·영산강·낙동강 물줄기를 따라서
약 2,000km에 이르는 자전거길이 만들어집니다.

그 때가 되면 목포에 사는 젊은이가
영산강을 출발해,
금강을 거쳐 서울에 오고
서울을 출발한 청소년들이 강바람을 가르며
한강과 낙동강을 거쳐서 부산까지 갈 수가 있습니다.

자전거를 통해 동·서와 중·남부가 통해서
사람들도 동서남북으로 다 통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이런 ‘자전거 동맥’은
또한 각 마을과 도시의 모세혈관 같은
자전거길과 연결될 것입니다.

나이드신 분들이 타기 편하게,
오르막길도 거뜬히 오를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로,
강변과 숲속의 생태와 문화를 즐기고,
밤에는 유스호스텔에서 단잠을 자는 장면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저의 가슴이 설레입니다.

자전거 여행은
쌩쌩 달리는 자동차 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느림의 미학’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사람과 삶과 문화를 호흡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개발이 덜 된 곳일수록 매력을 키우면
자전거 여행객들을 멈추게 해서,
동네동네의 ‘골목경제’를 살릴 수 있는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가 되면
천만대, 이천만대의 자전거가 필요할텐데,
이 모두 다 외국에서 수입해서 써야 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우리나라는 지금 자전거를 거의 생산하지 않고,
중국이나 네덜란드, 캐나다 등에서
해마다 200만대 이상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삼천리표 자전거가 우리 기억에 남아 있지만
국내에서는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우리나라도
자전거를 많이 만들었으면 합니다.
녹색기술과 결부된 미래형 핵심기술을 개발해서
고부가 가치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생산해서
우리도 쓰고 수출도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자전거는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고
에너지 절약에도 더욱 좋습니다.

자전거는 녹색성장의 동반자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자전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실은 우리나라에도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도시들이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자전거를 자가용처럼 이용하듯이,
상주는 옛날부터 자전거 타기가 생활화되어 있는 아주 특별한 도시입니다.
창원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많은 도시민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정부는 선진적인 자전거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우리 지자체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페달을 굴리는 한,
자전거는 넘어지지 않고 곧바로 앞으로 나갑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번 주말부터는 약 9일간 전국에서
‘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이 열립니다.

우리 국민 모두
희망의 페달을 힘차게 밟는
새로운 한 주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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