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 망치는 딱정벌레 제거 나서
10마리 잡아오면 기프트카드 교환
일본 과수원들이 외래종 딱정벌레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 당국은 벌레를 수집하면 기프트 카드로 교환해 주는 특단의 조처까지 도입했다.
아사히 신문은 28일(현지시간) 일본 이바라키현 농가 상황을 전했다. 이바라키현은 온난한 기후와 풍부한 자연경관 덕분에, 관광 산업은 물론 농축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특히 사과, 블루베리 등 제철 과일을 수확하는 과수원이 유명하다.
그러나 이바라키현 과수원은 최근 외래종 딱정벌레인 '벚나무사향하늘소'의 습격으로 위기를 맞이했다고 한다. 벚나무사향하늘소는 장수풍뎅이의 일종으로, 목덜미 부분이 붉은 게 외형적 특징이다. 길이는 약 2.5~4㎝ 사이다. 이 벌레의 주식은 나뭇잎이나 나무껍질, 과일의 수액 등이다. 일반적으로 나무에서 부화한 유충은 줄기를 먹으면서 2~3년에 걸쳐 자라, 성충이 되면 나무 밖으로 나온다.
벚나무사향하늘소는 중국에 서식하는 딱정벌레다. 언제부터 태평양을 건너 이바라키현에 번식하게 됐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벌레의 성충이 최근 여러 과수원에서 포착됐다고 한다. 현 지방 정부에 따르면 지난 6~9월까지 포획한 벚나무사향하늘소는 무려 3782마리에 달한다.
벚나무사향하늘소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에서는 최근 벌레를 잡아 오는 사람들에게 '포상'을 지급하는 제도를 신설했다고 한다. 벚나무사향하늘소 10마리를 포획해 가져오면, 500엔(약 4600원)의 기프트카드로 바꿔주는 제도다. 10마리보다 적게 가져온 사람도 배지, 에코 백 등 굿즈와 바꿔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이바라키현은 외래종 동물, 벌레가 야기하는 피해를 조기에 방지하기 위해 '목격자 포상' 제도도 운영 중이다. 현 내 정착이 우려되는 외래종 생물을 미리 발견하고 보고할 경우 포상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접수한 동영상은 대부분 여우, 너구리, 토끼 등 국내 생물이었기에 실제 포상금을 타간 시민은 없다고 한다. 담당자는 아사히 신문에 "이바라키현에 (외래종 동물이) 아직 정착하지 않았다고 본다"라면서도 "계속 경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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