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차익실현에 하락
10월 PCE, 전년比 2.3% ↑…오름폭 확대
3분기 성장률, 소비 강세 힘입어 2.8%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추수감사절 휴장을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며 기술주가 내렸다. 미 경제가 견조한 성장률을 지속하고, 지난달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오면서 통화당국이 금리 인하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8.25포인트(0.31%) 내린 4만4722.0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2.89포인트(0.38%) 떨어진 5998.7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5.1포인트(0.6%) 하락한 1만9060.48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기술주 중심으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17% 하락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1.15%,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0.76% 내렸다. 델 테크놀로지스와 휼렛패커드(HP)가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 발표 후 각각 12.23%, 11.38% 급락했다.
시장은 이날 오전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에 주목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에는 부합했으나 지난 9월(2.1%)보다 0.2%포인트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는 전년 대비 2.8% 뛰었다. 역시 예상치와 일치했지만 9월(2.7%)보다 상승률이 소폭 튀었다. 주택·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가 전월 대비 0.4% 오르며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의 신중한 통화완화 방침이 확인된 가운데 지난달 디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이 주춤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나온 미 경제 성장률 역시 견조한 것으로 확인돼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완화가 급하지 않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상무부가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지출이 올 들어 최대 수준인 3.5% 증가하며 강력한 성장세를 견인했다. 지난주(11월10~1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직전 주 수정치 대비 2000건 줄어든 21만3000건으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 예상치(21만5000건)를 2000건 하회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일단 다음 달 '스몰컷(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선 뒤 내년부터 금리 인하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66.5%,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33.5% 반영하고 있다.
이토로의 브렛 켄웰 미국 투자 분석가는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추가적인 마무리가 부족하면 투자자들은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재평가해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bp(1bp=0.01%포인트) 내린 4.24%,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3bp 밀린 4.22% 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국제유가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05달러(0.07%) 밀린 배럴당 68.72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02달러(0.03%) 오른 배럴당 72.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이스라엘과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휴전에 합의했다.
한편 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인 28일 휴장한다.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29일에는 조기 폐장한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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