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인명사전 수록 대상자의 유족들이 제기한 사전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이에 따라 유족들의 반발로 발행이 미뤄졌던 친일사전 편찬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1부(이재영 부장판사)는 22일 장우성(일제시대 화가)씨의 후손이 민족문제연구소를 상대로 낸 친일인명사전발행 및 게시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후손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연구소의 사전발행을 금지할 정도로 그 전제사실이 진실이 아니거나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서울대 교수로 재직한 장씨가 '총후미술전'에 출품하려 했고 '결전미술전'에서 입선했다는 사실을 토대로 그의 친일행위가 인정된다며 지난해 4월 공개한 친일인사 명단에 장씨를 포함시켰다.
총후미술전과 결전미술전은 친일미술인 단체인 '조선미술가협회'가 1943년과 1944년에 각각 주최하고 후원했던 미술전이다.
하지만 장씨의 후손은 이에 대해 지난해 7월 사전 발행을 금지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장씨가 총후미술전에 출품하려 하고 결전미술전에서 입선한 사실이 소명된다"며 "장씨의 친일사전 게재는 이런 사실을 전제로 한 민족문제연구소의 의견 표명 행위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일제시대 법조인인 엄상섭씨의 후손이 당사자와 유족들의 명예훼손을 이유로 제기한 친일사전 게재금지 가처분 신청도 같은 이유로 기각했다.
법원의 이 같은 결정으로 민족문제연구소는 오는 8월 광복절까지는 친일사전 발행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소에는 그간 친일사전 수록대상자 93명에 대한 유족의 이의신청이 제기돼 이중 84명은 '이유없음' 등으로 기각처리됐다.
김선환 기자 s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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