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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5천억 징크스에 빠지나

한미약품이 지난해 매출액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수년간 이어오던 초고속 성장세가 한 풀 꺾이는 모양새다.

한 제약사의 매출액이 5000억원 대에 이르면 일종의 '한계상황'에 이른다는 제약업계 '징크스'를 한미약품도 피해가지 못하는 것인지 관심이 간다.

12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2008년 매출액은 5000억원 중반대로 2007년(5010억원)에 비해 10% 수준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목표치는 5800억원(약 15%)이었다. 영업이익도 3분기까지 14.6% 감소했다.

이에 따라 관심을 모아온 유한양행과의 업계 2위 경쟁도 싱겁게 끝났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은 5800억원 가량 된다.

한미약품이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이 회사는 3번의 20%대 성장과 1번의 30% 성장을 기록했다. 나머지도 18% 수준으로 업계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러던 한미약품이 이례적으로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고, 올 해 목표도 스스로 한자리수(9%)를 제시했다는 것은 일종의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한미약품의 두가지 핵심전략, 즉 전문의약품 위주의 밀착영업과 발빠른 카피약 발매 전략이 이미 업계에 일반화된 데 기인한다.

대부분 상위권 제약사들은 한미약품을 모델로 삼아, 8:2라는 모범적 전문약 대 일반약 비중을 이미 완성한 상태다. 카피약 개발력이나 속도면에서도 한미약품을 능가하는 회사들이 지난 몇 년간 많이 등장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미약품 역시 "카피약 시장에서의 과열경쟁 등 영향으로 성장추세가 둔화됐고 이익구조도 감소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한 풀 꺾인 카피약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다시 강화되긴 힘들 것으로 보여, 내년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게 됐음도 인정하고 있다.

한미약품 사례는 매출액 5000억원 대에서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동아제약 경우와 거의 동일하거나 오히려 약간 비관적이다.

동아제약은 박카스 판매 호조로 2002년 일찌감치 5000억원 고지를 점령한 후 신약개발 회사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 후 1년 성장, 1년 후퇴를 거듭하며 수년간 정체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다 자이데나, 스티렌 등 신약이 상업화 단계에 이르면서 5000억 돌파 5년만인 2007년 가까스로 6000억원 달성에 성공했고, 곧바로 7000억원을 넘기며 새로운 성장동력에 완전히 적응했음을 보여줬다.

한미약품이 제시하는 차세대 전략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09년 경영계획서'에서 회사측은 신약개발과 수출증진을 제시하고 있는데 상황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수출의 경우 1000억원 돌파가 목표지만 환율변동이나 글로벌 경기침체는 통제할 수 없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명시하고 있다.

신약부문도 그렇다. 시기적으로 가장 빠른 신약은 항암제 '오락솔'인데 지난해 초 제시했던 '임상2상 진입'이라는 목표는 2009년 계획서에도 진전없이 그대로다.

때문에 한미약품은 신약과 수출이라는 신성장모델을 완성하기 위해 몇 년의 추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내수에서의 하락세는 생각보다 일찍 그리고 '위험한' 시기에 찾아온 셈이다.

결국 한미약품이 동아제약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인지 아닌지는 앞으로 카피약 시장에서의 지배력 회복 여부, 수출시장의 변화 그리고 신약 개발 기간을 얼마나 빨리 단축시켜 수익원으로 삼을 수 있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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