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불의의 사고로 머리의 절반가량을 잃은 승무원 출신 유튜버 우은빈(우자가)씨가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9일 KBS1 방송 프로그램 '아침마당'에서는 '희망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토크가 진행됐다. 이날 게스트는 약 1년 전 사고로 개두술을 받은 우씨가 등장했다. 개두술은 두개골을 절개해 뇌를 노출한 상태로 진행하는 수술이다.
우씨는 이날 "저는 승무원, 은행원, 작가, 강사로 활동했던 우은빈"이라고 소개하며 "제 삶의 가장 큰 고비가 지났다. 제가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내고 희망차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지 기대해 달라"라고 전했다.
우씨는 일본, 한국 항공사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 베테랑 승무원 출신이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하자 승무원을 그만뒀고, 대신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글쓰기 및 취업 강연을 하면서 작가이자 크리에이터로 새로운 커리어를 펼쳐나갔다.
그러나 지난해 1월27일 그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승무원 준비생을 위한 강연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보도블록에서 뒤로 넘어지면서 허리와 머리에 큰 상처를 입은 것이다. 이 사고로 우씨는 뇌출혈, 뇌부종, 허리 골절 등 진단을 받고 왼쪽 머리뼈의 약 40%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개두술 당시 의료진은 그의 좌뇌가 약 95% 손상됐다고도 전했다.
우씨는 "수술 전 의사 선생님이 살아날 확률이 20~30%라고 하더라"라며 "여러 장애 때문에 30대 여성으로서 온전한 삶을 살기 어렵다고도 했다. 가족들은 그저 제가 일어나길 바라면서 기도를 했다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처음 수술이 끝나고 눈을 떴을 때 무슨 상황인지 인지할 수 없었다. 거울을 보지 못해서 다쳤는지도 몰랐고, 남편도 알아볼 수 없고, 연하인 남편에게 오빠라고 불렀다"고 회상했다.
지금도 우씨는 실어증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씨는 "실어증 환자임에도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등 주변에서 응원해주신다"며 "저 자신만의 연약함과 두려움을 진실하게 드러내는 걸로 (사람들이) 깊은 감명을 받고 응원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