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앞두고 인간-로봇 협력 시대 선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최초 공개
2028년 부품 분류, 2030년 부품 조립
구글 딥마인드와 함께 첨단기술 확보
그룹사 역량 결집해 로봇 3만대 양산
산업용 로봇 구독 등 상용화 방안 발표
현대자동차그룹이 하드웨어 중심 로보틱스에서 나아가 인간과 로봇이 협력하는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전략을 공개했다.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부품 분류나 조립 같은 정신적·신체적 피로도가 높은 작업을 맡는 대신 인간은 안전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왼쪽)과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무대에 공개돼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또 구글 딥마인드 같은 AI 선도기업과 협력해 미래 산업 대전환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AI 모델부터 함께 연구해 복잡한 로봇 제어를 위한 최첨단 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에서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 파트너링 휴먼 프로그레스(Partnering Human Progress)'를 주제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인간 중심 AI 로보틱스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산업 현장에서 사람과 협력하는 로보틱스 시대
현대차그룹은 CES 2026에서 인간과 로봇이 제조 환경에서 협력할 수 있는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The Atlas prototype)'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The Atlas product)'을 최초 공개한다. 연구형 모델은 미래 제품에 필요한 핵심 기능 테스트를 목적으로 제작된 초기 모델로 360도 회전 가능한 관절과 자연스러운 보행이 특징이다.
개발형 모델의 경우 산업용 로봇인 만큼 대다수 작업을 하루 안에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소에 가서 배터리를 교체하고 작업을 재개하도록 설계됐다. 56개의 자유도(DoF)를 갖춰 대부분 관절이 완전히 회전할 수 있고 사람과 비슷한 크기의 손에 촉각 센서가 탑재돼 있으며 360도 카메라를 통해 주변 감지가 용이하다. -20~40℃(-4~104℉)의 환경에서도 완전한 성능을 발휘할 뿐 아니라 방수 기능을 갖춰 세척도 가능하다.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에 우선 투입될 계획이다.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까지 작업 범위를 넓히고, 궁극적으로 정신적·신체적 피로도가 높은 정밀 작업을 수행한다. 인간은 로봇을 학습시키고 관리하는 고부가가치 업무를 맡게 된다.
이번 CES에서는 일상이나 근무 공간에서 이용되는 로봇들의 구체적인 모습을 제시하는 체험·시연 중심 전시를 진행한다. 연구형 모델이 서열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차세대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를 활용해 일상생활 변화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전기차 자동 충전로봇이나 협소한 공간에서 주차를 돕는 현대위아의 주차로봇 등도 시연한다.
구글·엔비디아 등 AI 선도기업과 파트너십 잇따라
현대차그룹은 AI 선도기업과 협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확보에 나섰다. 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미래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가속화를 위해 구글 딥마인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는 로봇이 형태나 크기와 관계없이 인지하고 추론하며 도구를 활용하고 인간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양사는 최첨단 로봇 및 AI 기술을 융합해 미래 산업 대전환을 가속할 방침이다. 복잡한 로봇 제어를 위한 AI 모델을 연구해 실질적 효용성이 높은 휴머노이드의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잭 재코우스키(Zachary Jackowski)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 개발 총괄은 "로봇과 AI의 융합은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인간의 삶을 안전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혁신"이라며 "이번 전략적 협력은 미래 산업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의하는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캐롤리나 파라다(Carolina Parada) 로보틱스 총괄은 "로봇의 영향력 확대와 안전하고 효율적인 도입을 위해 새로운 모델 개발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월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와는 AI 인프라 및 시뮬레이션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를 적극 활용해 혁신을 가속할 예정이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현대차그룹, 엔비디아가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AI 역량을 높이고 있다.
그룹사 역량 결집한 AI 로보틱스 생태계
현대차그룹은 AI 로보틱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그룹사 역량도 결집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는 제조 인프라와 공정 제어, 생산 데이터를, 현대모비스는 정밀 액추에이터 개발을,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및 공급망 흐름 최적화를 담당할 예정이다. 그룹사 제조 전문성 및 글로벌 대량 생산 경험을 토대로 2028년까지 연간 3만대의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AI 로보틱스 상용화 방안으로 로봇 구독 서비스인 '원스톱 서비스형 로보틱스(RaaS·Robots-as-a-Service)'을 언급했다. 구독료를 지불하면 로봇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도 로봇 관리부터 유지·보수, 업데이트 등을 제공받는 서비스다.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산업 현장 내 로봇 투입은 자동차를 넘어 건설·물류·시설관리·에너지 등 다른 제조업 분야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사족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 로봇 '스트레치'는 인텔과 미쉐린, DHL 같은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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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사상 최대 규모인 125조2000억원의 국내 투자를 단행한다. 이번 투자는 AI 기술 고도화를 기반으로 한 로보틱스 분야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025년부터 4년간 미국에 260억달러(37조7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로봇은 물론 AI와 자율주행 같은 미래 신기술을 가진 현지 기업과 협력을 확대한다.
라스베이거스(미국)=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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