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인데 집 한채 못사'…정부, 당첨금 상향 의견 수렴 시작

내달 25일까지 의견 수렴 후 결정

정부가 로또 당첨금 규모 변경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고물가에 부동산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로또 1등에 당첨돼도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렵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나오면서다.

24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는 전날 국민생각함에 로또복권 1등 당첨금 규모 변경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로또도 의견 수렴할 이슈긴 하다. 복권위원회에서 공청회 등 의견을 수렴해볼 수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한 후속 조치로 보인다.

이번 설문에서는 ▲최근 1년 이내 로또복권 구입 경험 여부 ▲현재 로또복권 당첨구조 만족 여부 ▲로또복권 1등의 적정 당첨 금액과 당첨자 수 등을 묻는다. 복권위는 설문을 통해 "1등 당첨자 수는 평균 12명, 1인당 당첨 금액은 평균 21억 원 수준"이라며 "로또복권 1등 당첨금 규모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달라"고 밝혔다. 설문조사는 다음달 25일까지 진행된다.

불황의 영향인지 복권 판매액이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내년 예상 판매액은 7조 3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다. 서울 종로구의 한 가판점.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현재 판매 중인 로또 6/45는 1부터 45까지의 숫자 중 6개를 고르는 방식이다. 1등은 6개의 숫자를 모두 맞추는 경우로, 당첨 확률은 814만5060분의 1이다. 게임당 가격은 1000원이며, 한 회당 약 1억1000건 판매된다.

하지만 최근 동시 당첨자가 늘면서 당첨금을 상향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지난 7월13일 제1128회 로또복권 추첨 결과 63명이 1등에 동시 당첨되면서 당시 1등 당첨금이 4억1993만 원에 그쳤다. 세금을 떼면 실수령액은 3억1435만원이다.

이에 당첨금을 높이기 위해 1등 당첨 확률을 낮추거나 게임비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대 통계연구소에 따르면 1부터 70까지의 숫자 중 번호 6개를 고르는 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1등 당첨 확률은 814만5060분의 1에서 1억3111만5985분의 1로 약 16배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세재정연구원은 '복권(로또 6/45) 가격의 결정'(2023) 보고서를 통해 게임당 가격을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복권위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당첨금 상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획취재부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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