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GEM과 印尼에 '통합 양극재' 사업 추진

이동채 전 회장, 허개화 GEM 회장과 만나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가운데)이 허개화 GEM 회장(오른쪽), 왕민 GEM 부회장(왼쪽)과 에코프로 본사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이 전구체(양극재 중간 원료) 제조사인 중국 GEM과 손잡고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한다.

9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에코프로 최대주주인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허개화 GEM 회장과 최근 에코프로 충북 청주 오창 본사에서 만나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

에코프로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제련-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등 양극 소재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에코프로는 생산 비용 절감과 이에 따른 양극재 가격의 획기적인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GEM은 인도네시아에 니켈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편 전구체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양극 소재 산업은 광산, 제련, 전구체, 양극재 등 크게 네 부문의 생태계로 구성된다. GEM은 니켈 제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하이니켈 양극소재 생산력에서 세계 1위다. 에코프로는 이와 관련 GEM과 실무작업을 추진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빠른 시일내에 사업구도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허 회장과의 만남에서 "파괴적 혁신 없이 현재의 '캐즘(성장 산업의 일시적 정체)'을 돌파할 수 없다"며 "지난 10년과 GEM과 맺어온 돈독한 신뢰를 기반으로 제련, 전구체, 양극소재를 아우르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할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허개화 GEM 회장은 "이 전 회장, 에코프로와 10년 동안 협력을 바탕으로 현재의 배터리 소재 사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한 몸이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위기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과잉 캐파(생산능력)로 인한 캐즘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에코프로도 현재에 안주 하다가는 3~4년 뒤에는 사라질 수 있다. 이번 협력이 배터리 캐즘을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에코프로 그룹에서 전구체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과 허개화 회장은 GEM이 보유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공장 '그린에코니켈' 사업을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제련업 진출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부합하는 니켈 자원 확보를 지원키로 합의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위치한 '그린에코니켈'은 연간 약 2만t의 니켈을 생산하는 제련소다. 에코프로는 지난 3월 약 150억 원을 투자해 그린 에코 니켈 지분 9%를 취득한 바 있다.

한편 에코프로 그룹의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이동채 전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현 경영진이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달 광복절 특별 사면·복권 명단에 포함돼 사면됐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이 전 회장 특유의 리더십이 현재의 이차전지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산업IT부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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