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기자
국내 증시에 새롭게 입성한 상장사의 첫날 주가가 잇달아 공모가를 밑으로 하락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증시 변동성도 커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에서 케이쓰리아이는 공모가 대비 31.9% 내린 1만6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상장한 넥스크바이오메디컬 주가도 18.3% 내렸다.
확장현실(XR) 미들웨어 솔루션 개발업체 케이쓰리아이와 혁신형 치료재 개발업체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케이쓰리아이와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수요예측에서 각각 경쟁률 239 대 1과 357대 1을 기록했다. 지난 6일 상장한 아이빔테크놀로지 경쟁률은 1000 대 1을 웃돌았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지만 각 주관사는 희망범위 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참여한 기관 대다수가 상단 가격 이상에도 인수를 희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도 이전보다 낮아졌다. 케이쓰리아이는 34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930억원에 불과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청약 증거금으로 2386억원이 몰렸다. 경쟁률은 65.8대 1로 집계했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거쳐 국내 증시에 상장한 6개사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734 대 1이었다. 지난달 일반 투자자 대상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24 대 1을 기록했다. 6개사는 모두 희망범위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은 IPO 시장이 호황이었던 2021년 7월 대비 절반 수준"이라며 "일반 투자자의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대비 일반투자자의 공모주 청약 열기가 식었지만 희망 범위보다 높은 선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높은 공모가는 상장 첫날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
전날 케이쓰리아이는 공모가 1만5500원으로 상장해 1만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만595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최저가로 장을 마감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도 첫날 공모가 2만9000원보다 낮은 2만3700원으로 마무리했다. 종가는 장 중 최저가다.
당분간 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 이달 말 상장 예정인 인공지능(AI)·에듀테크 업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인 2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수요 예측을 진행했다. 경쟁률은 31 대 1에 불과했다.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공모가 희망 범위를 3만2000~4만200원으로 제시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에 10개 내외의 종목이 신규 상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희망 범위 하단으로 공모가를 결정하는 종목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상장사의 단기 차익실현을 통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실적 성장성에 기반한 중장기적 포스트-IPO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