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요일日문화]차례상 옥춘당처럼 日 제사상에 올라가는 옛날 과자

설탕으로 만든 과자, 라쿠간
불교에서 유래…제사상이나 불단에 올려

민족 대명절 추석입니다. 연휴 다들 잘 보내고 계시는가요?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못다 한 이야기도 나누고, 긴 연휴 한숨 돌리는 시간도 갖고 계실 텐데요.

추석 차례상을 생각하면 참 알록달록한 것 같습니다. 요새 송편도 여러 가지 색깔로 보는 재미가 많죠. 물론 차례상 눈길을 끄는 가장 화려한 색채의 간식 옥춘당도 한몫합니다. 특별한 맛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명절이나 차례상을 떠올렸을 때 빠지면 섭섭한 전통 과자죠.

일본도 제사상에 올리는 이런 딱딱한 설탕과자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옥춘당과 비슷한 설탕 과자 라쿠간(落雁)입니다.

일본의 전통과자 라쿠간.(사진출처=케이크 재팬 홈페이지)

라쿠간은 마치 언뜻 보면 분필처럼 생겼습니다. 꽃으로 찍어낸 모양도 있고, 직사각형으로 반듯하게 자른 형태도 있고 다양하지만 표면이 매끈하고 단단한 것이 특징입니다. 부드러운 화과자같이 보이나 싶다가도 굉장히 딱딱한데요. 이는 라쿠간이 건조시켜 만든 과자기 때문입니다.

라쿠간은 보통 쌀이나 보리, 콩 등 곡류를 쪄 분쇄한 가루에 설탕이나 물엿을 더해 반죽하고, 색소를 넣은 뒤 틀에 굳혀서 만듭니다. 입에 넣으면 딱딱한가 싶다가도 포슬포슬 부서지는 신기한 식감인데요. 별맛이 없어 보이는 과자지만, 의외로 라쿠간은 일본 3대 명과로 꼽힐 정도로 꽤 유명합니다. 최근에는 다과에도 많이 곁들이는 추세인데요.

무엇보다 라쿠간은 명절이나 제사상, 그리고 불단에 자주 올라가는 과자입니다. 제례에 쓰이게 된 계기에는 여러 분석이 있지만, 불교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제일 유력합니다.

바로 석가모니의 제자 중 한명인 목갈라나에서 왔다는 것인데요. 목갈라나는 많은 사람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공양하라는 석가의 가르침을 실천하는데, 특히 단 음식을 선호했다고 합니다. 단 음식이 고급품이던 시절이기 때문에 라쿠간과 같은 설탕 과자는 성의를 표시하는 것으로 쓰였고, 또 고인에게 바치는 것으로도 적합하다고 여겨져 상에 오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라쿠간의 원료가 되는 설탕의 흰색은 '순수한 그대로의 영혼으로 떠난다'는 의미도 있어 라쿠간을 불단에 올리게 됐다고 합니다.

일본은 음력을 모두 양력으로 통일하면서 우리와 같은 시기 추석은 지내지 않는데요. 그래도 누군가를 기리는 마음은 어느 나라나 같은 것 같습니다. 모두 즐거운 추석 연휴 되세요.

국제2팀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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