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기자
[컬처&라이프부 김은지 기자]"우리 조금 더 오래보자!"
사랑스러운 친구에게, 애틋한 가족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비싼 돈 내고 받은 뽀글뽀글 파마머리에게 하는 외침이다. 기분전환 삼아 파마를 했는데 날씨가 귀신같이 장난을 치는 요즘, 파마머리와 더 오래 보고 싶은 마음은 더욱더 짙어지고 있다.
주룩주룩,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지는 비에 기운이 쭉쭉 빠지는데 소중하고 값비싼 파마머리마저 힘을 잃어가고 있다. 하루하루 풀려가는 파마머리를 바라보며 더 후회하기 전! 이현진(레인) 헤어 디자이너 실장에게 헤어 관리 방법 및 컬링 유지 팁 등 '파마머리의 모든 것'에 대해 물어봤다.
<div class="center_tit">Q.파마를 하고 얼마 동안 샴푸를 하지 말아야 하나요? 2일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3일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A. 파마를 하고 나서 적어도 24시간 동안은 샴푸를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중화'라는 말 들어봤죠? 이게 '컬'을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24시간에서 48시간 동안 작용해요. 평소 파마를 해도 잘 풀리는 스타일의 사람(극손상모, 생머리, 가는 모발)은 2일 동안 샴푸를 하지 않길 추천해요.
Q. 파마한 상태의 머리는 언제 감는 게 좋아요? 밤인가요, 아침인가요?
A. 두피를 생각한다면 머리는 원래 밤에 감는 것이 좋아요. 그런데 밤에 머리를 감고 아침에 일어나면 컬이 구겨지거나 풀어져 보이기 때문에 더 예쁘게 손질하고 싶다면 아침에 감길 바라요. 만약 저녁에 샴푸를 했다면, 아침에 물 분무 후 제품으로 컬을 살리면 돼요.
Q. 린스 및 트리트먼트를 파마머리에 해도 돼요? 왜인지 모르게 트리트먼트를 샴푸 과정에 더하면 컬이 풀려버릴 것만 같단 말이에요. 불구하고 린스와 트리트먼트를 해야 한다면 몇 분 정도 방치하는 게 좋을까요?
A. 파마한 모발에는 트리트먼트를 자주 해 주는 게 좋아요. 시술한 모발은 계속 건조해지기 쉽기 때문이죠. 트리트먼트로 영양을 공급해줘야 한답니다. 영양이 공급된 모발에는 탄력이 더 생겨 파마를 더 탱글탱글하게 만들어요. 자, 순서를 알려드릴게요. 샴푸→트리트먼트→린스! 린스는 생략해도 무관해요.
Q. 파마머리는 어떻게 말려야 해요? 드라이? 자연 건조? 머리카락을 손으로 잡고 돌리듯 말려야 한다는데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하나요?
A. 파마의 종류에 따라 손질 방법이 다른데, 일반 파마나 요즘 유행하는 히피 파마(히피펌) 등은 바짝 다 말리거나 돌려 말리지 않고 적당히 수분을 남긴 채 컬 제품(컬 로션, 컬링 에센스)을 발라 손질하길 권해요. 그러면 더 예쁜 머리를 완성할 수 있어요.
세팅, 디지털 같은 열 파마(열펌)의 경우 돌돌 말려주면 깔끔하고 드라이한 것 처럼 연출할 수 있답니다. 그러나 꼭 돌리면서 말아야 하는 건 아니에요.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원한다면 돌려 말리는 걸 추천하고, 말리는 게 어렵거나 시간이 부족하면 적당히 털어 말리거나 주먹으로 쥐어 말린 다음 제품을 발라 손질하면 돼요.
Q. 에센스 바르는 타이밍은 언제예요? 드라이하는 중에 발라야 하는지, 반 건조된 상태에서 발라야 하는지 도통 모르겠어요. 그리고 어떤 에센스의 종류를 사용해야 하나요? 아무래도 '컬링'이라는 네이밍이 들어간 제품이 적합하겠죠?
A. 머리를 감은 후 타월 드라이(타월로만 물기 제거) 상태에서 기능성 에센스(단백질 오일)를 골고루 바르고 말려주면 모발 손상을 막을 수 있어요. 머리카락도 부드러워지고요.
머리카락이 다 건조된 상태에서 에센스를 발라주면 효과를 배가할 수 있어요. 컬링 제품은 말 그대로 웨이브가 있는 파마머리에 발라주는 헤어 아이템이에요. 매직 스트레이트나 C컬펌 같은 파마에는 일반 에센스만 발라줘도 충분해요.
Q. 머리를 빗어도 되나요? 빗질하다가 컬이 흐트러질까 걱정이에요.
A. 일단 머리를 감고 나와서 말리기 전 빗겨주는 게 좋아요. 컬이 많은 파마머리라면, 마른 후 빗을 때 부스스해지고 컬이 풀어져 보여요. 때문에 많이 빗지는 말아주세요. 모발이 엉켰다면, 손으로 한 번씩 빗는 정도로만 마무리해 주세요.
Q. 파마머리에 고데기 같은 열기구를 사용해도 될까요? 혹여나 머리카락이 심하게 손상될까 봐 걱정이에요.
A. 파마 모발에 고데기를 해도 상관은 없지만, 너무 자주 하면 손상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컬도 늘어지게 되고요. 손상도를 낮추고 싶다면 고데기 온도를 내려 사용하거나 열기구를 쓰기 전 헤어 케어 제품을 발라주세요.
Q. 요즘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머리카락 숨이 죽잖아요. 장마철에도 파마머리의 컬을 더 탱탱하게 유지할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A. 파마머리는 물에 닿으면 컬이 더 살아난답니다. 장마철 곱슬머리가 더 부스스한 이유는 습도 때문인데, 아무리 드라이를 해도 다시 곱슬한 기운이 살아나요. 곱슬 모발은 장마 전 매직 스트레이트 또는 볼륨 매직을 하길 추천해요.
웨이브 파마(웨이브펌)를 한 모발은 컬링 제품만 발라줘도 돼요. 뿌리 볼륨이 주저앉는 걸 방지하고 유지력을 높이고 싶다면, 머리를 말리기 전 뿌리를 힘있게 해주는 제품을 활용하길 바라요. 드라이까지 해주면 더 좋겠죠? 급한 만남이 있을 때에는 휴대용 찍찍이 헤어롤를 사용하길 추천해요. 뿌리 부분에 잠깐만 꽂아둬도 볼륨감을 충분히 살릴 수 있어요.
Q. 혹시 추천하고 싶은 파마머리 샴푸, 린스와 트리트먼트, 에센스 제품이 있을까요?
모발용 샴푸와 트리트먼트로는 밀본의 '제밀프'라는 제품을 추천하고 싶어요. 수분감이 많아 건조해진 모발에 부드러움과 윤기를 더해주거든요. 에센스로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모로칸 오일'을 추천합니다. 가격대가 높지만 사용감 면에서 결코 실망을 남기지 않아요. 컬링 제품은 아윤채 '블루밍 컬 크림'. 끈적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보드랍게 헤어를 연출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