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기자
자료 : 한국은행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1분기 우리 경제가 0.4% 역성장했다. 수치로는 2008년 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이후 약 10년 만에 최저다. 투자와 소비, 수출 등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요인이 다 나빠졌다.
한국은행은 4일 '2019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를 발표하고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4분기 -3.3%를 기록한 이후 41분기(10년1분기) 만에 최저다.
지난 4월25일 발표한 속보치인 -0.3%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숫자기도 하다. 속보치 대비 숫자가 더 빠진 것은 당시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3월 일부 수출 수치가 추가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4월 속보치에서는 1분기 수출이 -2.6%로 집계됐는데 이날 잠정치에서는 -3.2%로 더 악화됐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구성요인인 건설투자와 수입도 속보치보다 나빠졌다. 건설투자는 -0.1%에서 -0.8%로, 수입은 -3.3%에서 -3.4%로 떨어졌다. 건설투자는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부진했다.
설비투자는 -9.1%로 속보치 -10.8% 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10년 만에 최저치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같은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줄어 설비투자가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소비 역시 부진했다. 민간소비는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6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민간소비는 의료 등 서비스 등에서 소비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정부소비도 0.4%로 3년 만에 최저다.
투자와 소비가 부진하면서 1분기 내수 부문의 성장기여도는 -0.4%로 전분기 2.0%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한편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전분기 대비 -0.3%로 작년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일정 기간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소득의 합계다. GNI가 줄었다는 것은 국민들의 소득도 감소했다는 뜻이다.
GDP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0.5%로 2006년 1분기 -0.7%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많이 빠졌다. GDP디플레이터는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하는 종합적 물가지수다. 최근 저물가가 이어지면서 수치가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