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정의선, 입사 20년 만에 현대차 대표 맡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 현대기아자동차기술 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안내로 수소차 충전 관람을 마치고 돌아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처음으로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기로 하면서 그룹 1인자 굳히기에 들어갔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 대표이사에 오르는 것은 1999년 구매 담당 이사로 현대차에 입사한 지 정확히 20년 만이다. 또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직함을 다는 것은 2009년을 끝으로 물러난 기아차 대표이사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정 수석부회장은 내달 22일 열릴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다음 달 15일에는 정 수석부회장을 기아차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 의결한다.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 정 수석부회장은 현재 맡고 있는 현대제철 사내이사를 포함해 그룹의 4개 계열사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셈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아차나 현대제철 이사회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1인자 위상의 이사회 장악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상 법적 책임자로 전면에 나서면서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올해가 '정의선 단독 체제'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올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수조 원대 주주 환원 정책을 나란히 내놓고 글로벌 투자은행(IB) 및 지배구조 전문가를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하기로 한 것도 궁극적으로는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현대모비스는 창사 이래 최초로 외국인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한 차례 무산됐던 지배구조 개편을 재추진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까지 주가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며 "내부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26일 종가 기준 현대차 주가는 12만2500원, 현대모비스는 21만3000원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주주 환원 확대와 주가 안정 차원에서 발행 주식의 3%에 해당하는 약 939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으며 추가로 발행 주식의 1%에 이르는 2547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 이달 말까지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3년 동안 총 1조1000억원 규모 배당(주당 4000원), 총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4600억원 수준의 기존 보유 자사주 매각을 단행한다는 목표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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