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배매산성, 한성백제 토성으로 확인 ‘호남 지역 최초’

한성백제시대 ‘호남까지 영향력 확장’ 최초 확인
한성도읍기 백제 산성과 축성방법 등 유사
현장 공개 8일 오후 2시

완주 배매산성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전북 완주군 소재 배매산성이 한성백제시대 토성인 것으로 확인됐다.완주 배매산성의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8일 오후 발굴현장(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 용암리 775번지)에서 공개된다.완주 배매산성은 완주군 봉동읍 둔산리에 자리한 배매산(해발고도 123m) 정상부를 둘러싸고 있는 테뫼식(山頂式·7~8부 능선을 돌아가며 성벽을 쌓은 산성) 산성으로 성벽 주변에 건물지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2000년에 한 차례 있었다. 지난 6월부터 산성의 축조 시기와 축성 기법 등을 조사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이번 조사는 산성의 서쪽 성벽과 성 안쪽 지역 평탄지 일부를 대상으로 한다. 토사(흙과 모래)와 쇄석(부순 돌)을 이용한 삭토(기반층 깎고 그 위에 흙을 쌓은 기법)기법으로 성벽이 조성됐고, 성벽 가장 아래층에는 성벽을 따라 열을 지어 목주공(나무기둥구멍)이 나열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성 안에 있는 평탄지에는 거칠게 다듬은 돌로 만든 배수시설, 석축열, 건물지와 배연(연기를 뽑아 냄) 시설 등이 확인됐다.

성벽 축조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유물로는 백제 한성도읍기 말기에 사용된 굽다리접시, 삼족토기, 계란모양의 장란형토기 등 각종 토기류와 성을 쌓을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철부(쇠도끼)가 나왔다. 이는 기존 한성백제 유적지에서 나온 유물의 조합양상과 거의 일치한다. 특히 굽다리접시와 장란형토기는 몽촌토성과 풍납토성 등 서울·경기 지역의 한성백제 유적에서 나온 유물과 같은 형태를 보인다.또한 성벽 축성방법도 한성백제시대에 쌓은 화성 길성리토성과 유사하다. 이처럼 유물과 축성방법 등을 미뤄보아 완주 배매산성은 백제 웅진·사비기 이전인 한성도읍기 말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호남 지역에서는 최초의 백제 한성도읍기 토성이라 할 수 있다.완주 배매산성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호남 지역의 한성도읍기 백제 산성의 축조기법과 축성방법의 변천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한성도읍기 백제의 영향력이 호남까지 확장되었던 당대 역사적 사실을 밝혀줄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출토 유물 현황 [사진=문화재청 제공]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문화레저팀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