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7일 저녁 뉴스에서 보도...김한수 뉴미디어정책실 선임행정관 주도로 SNS 모니터링 확인돼...사찰 대상 블로거 아이엠피터 '두렵다, 터져 나온 진실 못 감춰' 비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이른바 '최순실 사단'이 박근혜 대통령 후보 대선 캠프를 거쳐 청와대까지 입성해 SNS 사찰을 자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블로거ㆍ야당 정치인 등은 물론 일반 네티즌들까지 전방위로 번지는 최씨 일당의 국정 농단에 두려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JTBC는 7일 저녁 뉴스에서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디지털 전략기획실장으로 근무했던 박철완씨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인터뷰에서 박 씨는 이른바 '최순실 사단'이 대선 캠프 바깥에서 비선조직을 만들어 활동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박 씨에 따르면, 최씨가 사용했던 태블릿피씨를 개통한 것으로 알려젼 김한수 청와대 뉴미디어정책실 선임행정관이 2012년 대선당시 운영했던 '머레이컴퍼니'라는 업체 이름으로 'Truebank.co.kr'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 사이트는 최태민, 영남대 등 당시 박 후보 관련 제기된 각종 의혹을 공개적으로 해명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져 운영됐다. 박 씨를 비롯한 대선 캠프에선 이 사이트가 되레 박 후보의 치부를 드러낼 우려가 있어 삭제하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박 씨는 또 머레이컴퍼니가 공식 선거 조직이 아니라 비선 조직이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거의 뭐 권한 밖의 팀. 농담으로 저기는 무슨 '천의 천'이냐 '하늘과 하늘'이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 했었다"며 "권영세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에서도 (비선 쪽) 닫으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왔어요. (대선종합상황실장이 말하는데도?) 그 정도로 말을 듣지 않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이 '비선 조직'은 특히 대선이 끝난 후 청와대에 입성해 비슷한 일을 현재까지도 하고 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JTBC는 뉴미디어정책실 직원들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들은 대화방을 통해 각종 인터넷 기사와 SNS,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와 포털사이트 게시글 등을 실시간으로 보고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 인사들의 정부 비판 SNS글도 실시간으로 보고됐다. 특히 극우 성향의 사이트 게시글이 잇따라 카톡창에 보고됐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고, 야당을 비하하는 은어, 북한을 찬양하는 역적들이라고 말하는 내용도 있었다. 이 카카오톡 대화창에 올라온 글들은 정리돼 김한수 선임행정관에게 전달됐다. 정부 비판 인사에 대해 신상털이와 악의적 게시물을 모아달라는 지시, 정부 비판을 하는 특정 블로그의 글도 여러 차례 걸쳐 보고됐다. 이에 대해 뉴미디어정책실 행정요원 김모씨는 JTBC측에 "모든 사이트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고 특정사이트나 특정 정치인에 편중되어 있지 않다"며 "정식보고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JTBC는 "야당 정치인의 온라인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이유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는 내부 증언까지 나왔다"며 의혹의 시선을 머무지 않았다. JTBC 측은 그러면서 청와대 뉴미디어정책실측이 이같은 모니터링 결과를 최씨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에서 손석희 앵커는 "이 내용이 최순실 씨에게도 제때 제때 보고가 됐느냐"고 물었고, 담당 취재 기자는 "여러 정황, 그러니까 조직도나 부속실로 바로 보고했다는 증언들로 봤을 때, 그랬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하는 정황은 있다"며 "하지만 이것은 정황일 뿐이다. 그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정호성 전 비서관과 김한수 행정관이 될 텐데, 결국 검찰이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이같은 의혹이 보도되자 당사자ㆍ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기사에서 언급된 '블로거'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아이엠피터'(페이스북 계정 @Theimpeter)는 SNS에 글을 올려 "농담 삼아 청와대가 사찰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현실로 드러나니 아내는 밤새 잠을 뒤척였다"며 "언론사도 아니고 아무런 영향력도 없는 일개 정치블로거의 글까지 사찰했던 청와대가 얼마나 많은 국민을 감시하고 정치 공작을 펼쳤는지 아직도 모른다"고 한탄했다.그는 또 "헌법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는 세력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다"며 "두 아이의 아빠로 혹시나 하는 두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하지만 사람을 감시할 순 있어도, 터져 나오는 진실은 감출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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