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연설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 정부와 재계가 소비 활성화를 위해 일본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마련했다. 경제산업성과 일본 백화점협회ㆍ체인스토어협회 등 관련 단체들은 18일 실무회의를 열고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행사를 내년 2월 24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란 마지막 주 금요일 직장인들의 업무를 오후 3시에 마치도록 하는 제도이다. 직장인들의 쇼핑과 여행을 늘려 내수를 진작시키고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겠다는 일본 정부 묘안이다. 미국의 연말 대규모 세일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의 일본판인 셈이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매달 진행할지 격월로 진행할지 여부는 내달 중 결정된다. 이 제도 통해 기업들은 퇴근시간인 6시 이전에 직원들의 퇴근을 장려하고, 백화점이나 음식점들은 특별 이벤트ㆍ체험형 서비스를 마련해 소비를 늘린다는 게 일본 정부의 정책 목표다. 여행 활성화를 통한 경기 부양 기대도 높다. 일찍 퇴근한 부모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과 함께 2박 3일 원거리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 특산물 판매나 지방 관광 수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막대한 규모의 돈을 풀어 경기 부양을 하고 있으나 개인소비는 좀처럼 증가하지 않아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대책을 통해 현재 300조엔에 머물고 있는 개인소비를 360조엔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무용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비즈니스 저널은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0~70%가 "경제효과가 없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월말 결산 업무를 해야 하는 직장인들이 오후 3시에 일손을 놓고 퇴근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날에는 일찍 퇴근하지만 다른 날 야근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수입이 증가하지 않고 있는데 소비가 늘어날 리 없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2년 연속 최저임금을 사상 최대 폭으로 올렸지만, 소비심리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일본의 지난 2분기 개인소비는 전분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분기(0.7%)를 큰 폭으로 하회하는 수치다. 내년 4월로 예정됐던 소비세율 인상도 결국 2년 6개월 연기됐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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