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4개월, 돈 제대로 풀까?…추경에 금리까지 내릴 지 주목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다음주 국회 심사에 들어가는 가운데 통화당국이 연내에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지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동시에 확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지만, 이들 정책의 효과가 기대 만큼 크지 않고 부채만 늘린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14일 국회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여야 3당은 오는 16~31일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오는 2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정부가 제출한 11조원 규모의 추경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9월부터는 본격적인 집행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정부의 추경안대로면 추경 가운데 국가채무 상환에 쓰이는 1조2000억원을 제외한 9조8000억원이 세출확대에 활용된다. 구체적으로는 구조조정 지원 1조9000억원,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 1조9000억원, 지역경제 활성화 2조3000억원, 지방재정 보강 3조7000억원 등이다.특히, 시중에 곧바로 자금이 수혈되는 대책은 일자리 창출 및 민생안정 대책,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등이 꼽힌다. 조선업 종사자 등 고용안정 지원(2000억원), 청년 맞춤형 일자리 확충(4000억원), 중소기업 수출역량 강화 및 해외진출 촉진(5000억원), 취약계층 맞춤형 일자리 확대(1000억원), 민생안정 지원(900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생활밀착형 시설정비 및 지역산업·관광산업 활성화(4000억원),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및 지역사업 활성화(1조9000억원) 등도 포함됐다.추경과 별도로 기금 자체변경 3조3000억원, 공기업 투자확대 1조3000억원, 정책금융 확대 12조4000억원 등 17조원 이상의 재정보강도 함께 추진된다. 정부는 이번 '28조원+α'의 재정보강으로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가량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문제는 집행 속도다. 정부는 국회에서 추경안이 확정되는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의 효과는 집행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면서 "올해 안에 집행할 수 있는 분야에 예산을 집중 배정한 만큼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추경과 함께 통화확대가 이뤄질 지도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9월 이후 추가로 금리를 낮출 것인지가 핵심 대목이다. 전망은 엇갈린다. 내수와 수출이 동반 침체에 빠진 만큼 소비 진작을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이에 반대하는 의견이 분분하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은행이 오는 10월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와 크레디 스위스는 최근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 바클레이즈 등은 한은이 10월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추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한 번 더 하향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달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7%로 낮췄다. 노무라는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내년 3월에도 또 다시 인하 카드를 집어들 것으로 봤고, HSBC도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걸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 시작도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리를 1.25%로 동결한 뒤 가계부채 등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 총재는 "정부와 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를 위해 여러 조치를 내놨지만, 아직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가계대출이 예년 수준을 웃도는 빠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무리하게 금리를 낮추게 되면, 가계부채 증가 등을 불러와 오히려 국가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더욱이 잇따른 금리인하 조치에도 경기회복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금리인하가 경기부양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HSBC는 가계부채와 금리 하한선 접근에 대한 한은의 우려, 내년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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