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할 능력 있나 확인” 사전투표 하려던 장애인 방해 논란

[아시아경제 조아라 인턴기자] 사전투표를 하려던 중증 장애인에 대해 한 정당 참관자가 인지 능력이 있는지 요구하며 20분간 대기시키는 등 참정권 행사를 방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증 장애인인 A씨는 지난 9일 오후 3시20분 제주시 노형초등학교 체육관에 어머니와 함께 사전투표를 하러 갔다. 휠체어를 탄 A씨는 투표소에 들어와 신분증으로 본인확인을 마치는 등 정상적인 투표 절차를 밟았다.기표에 앞서 A씨는 장애 때문에 기표를 도울 보조인이 필요하다고 선거사무원에게 요구했다. 이에 선거사무원은 A씨에게 장애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복지카드 소지 여부와 A씨의 어머니에게는 가족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요구했다.선거사무원은 그 이유에 대해 “투표소에 배석한 정당 참관인의 요구로 어쩔 수 없다”며 기표를 하지 말고 기다리도록 했다. 선거사무원은 또 “해당 참관인이 장애인이 투표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A씨와 그의 어머니는 유권자로서 정당하게 투표를 하려는데 장애인이라고 차별을 하는 데다 참정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따졌다. A씨는 20여분간 승강이를 벌였지만 참관인이 이같이 요구해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선거사무원에 화가 나 그냥 돌아갔다. 공직선거법 제157조(투표용지수령 및 기표절차) 제6항에 의하면 ‘시각 또는 신체장애로 인해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그 가족 또는 자신이 지명한 2인이 동반해 투표를 보조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제주장애인인권포럼과 제주도장애인부모회로 구성된 제주장애인인권단체연석회의는 11일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사무원이 참관인의 의견을 물어볼 필요 없이 정당한 절차에 대리 기표를 하도록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또 “정당 참관인이 정상적인 투표를 하려는 장애인에게 인지 능력을 요구하는 등 장애인에 대한 차별 금지 조항을 어겼다”며 “선관위는 장애인 참정권에 대한 보장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제주도 선관위에 재발방지 대책 요구와 인지 여부를 물었다는 의혹을 받는 모 정당 참관인과 정당에도 사과를 촉구했다.해당 정당 참관인은 “대리 기표를 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의사에 따라 투표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한 말이 선거사무원을 통해 전달되면서 오해가 발생했을 뿐이며 인지 능력을 테스트하라는 요구를 하거나 장애인에게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별도 서류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제주시 선관위는 자체 조사를 벌여 해당 주장이 사실인지 살펴보고 있다.조아라 인턴기자 joar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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