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강]“응급처치 하려고 칼 뺐다가 억울한 일 당할 뻔 했네요.”오모(77)씨는 지난달 24일 낮 12시20분께 전남 무안군 한 마을회관 앞에서 동네 주민인 이모(65)씨와 마을 임원 선출 문제로 말다툼을 했다.다투는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진 오씨의 지병이 도졌다. 대장암 등의 지병을 앓던 오씨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의도적 출혈을 위해 항상 칼을 지니고 다녔다. 쇼크가 느껴지자 오씨는 곧바로 칼을 빼내 응급처치를 시도했다.하지만 이씨는 이런 오씨의 상황을 알면서도 ‘혼나 봐라’는 식으로 112에 신고를 했다는 것이 오씨의 생각이다. 이씨는 “오씨가 칼을 들고 나에게 뛰어온다. 살인미수니 빨리오라”고 상황을 과장해 경찰에 신고했다.신고 받은 경찰은 상황이 위태롭다고 판단, 순찰차와 형사기동차, 타격대까지 연계해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이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이씨는 “오지마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이씨와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이씨의 신고는 허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에서 “오씨를 곤란하게 만들려고 일부러 경찰에 허위신고를 했다”고 실토했다. 무안경찰서는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로 이씨를 불구속 입건했다.오씨는 “말다툼 도중에 흥분을 하다 보니 몸이 아파 응급처치를 하려던 것이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될 줄 몰랐다”며 “남의 아픈 부분을 악용해 골탕 먹이려는 이씨가 서운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한편, 11 2에 허위신고를 하면 경범죄처벌법상 거짓신고(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5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로 처벌받을 수 있다.박선강 기자 skpark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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