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성완종 'MB 당선위해 노력, 돌아온 건 워크아웃'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수천억원대의 횡령 및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64)이 가족들에게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 경찰은 500여명을 투입해 평창동 일대를 수색하며 성 전 회장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9일 오전 경찰은 성 전 회장이 유서 형식의 글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는 신고를 이날 새벽 접수한 직후 그의 행방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성 전 회장의 통신기록을 추적한 결과 서울 종로 평창동 일대에서 신호가 확인됐고, 오전 10시30분 현재 정토사 인근을 집중적으로 수색 중이다. 성 전 회장은 800억원의 사기대출과 250억원 횡령, 9500억원 상당의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로 돼 있었지만 결국 불출석했다. 유서를 남기고 사라지기 전인 8일 오후, 성 전 회장은 기자회견을 자처해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검찰 수사를 받는 인물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성 전 회장은 자신이 'MB맨'으로 불리는 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성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에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줄곧 'MB맨'으로 분류돼왔다.성 전 회장은 "2007년 한나라당 후보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이명박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됐다"며 "박근혜 후보의 뜻에 따라 이명박 후보 당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돌아온 것은 경남기업의 워크아웃이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어떻게 MB정부 피해자가 MB맨일 수 있겠느냐"며 "인수위 첫 회의 참석 후 중도사퇴를 했고 인수위에서 활동한 사실이 전혀 없다. 이것이 제가 MB맨일 수 없는 명백한 이유"라고 주장했다.성 전 회장은 기자회견 도중 감정이 북받치는 듯 수차례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횡령혐의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성 전 회장은 "성공불융자금 집행은 '선집행 후정산' 방식이어서 사적 유용은 있을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외자원 개발에 투자한 국내기업은 86개사인데 유독 경남기업만 특혜를 받았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해외자원개발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신뢰가 다 무너져버렸다"면서 "상장폐지로 손해를 본 피해자들에게 죄송하고 그 피해가 다 지워질 수 있도록 보답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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