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수기자
정치경제부 차장 신범수
우리가 이번 사건을 통해 얻어내야 할 것은 명백하다. 폭력을 이용한 의사표현 방식은 어떤 이유 혹은 이념에서라도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교훈을 되새기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로 이어져야 한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면, 때로는 소외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태를 우리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어묵에 비유한 행동도 용납될 수 없는 극단적 폭력이며,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내용이 거론된다는 이유로 콘서트장 무대를 향해 인화물질을 던지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폭력들은 동맹의 얼굴이 아니라 동포의, 이웃의, 우리 모두의 얼굴을 목표로 하고 있다.김씨에 대한 수사는 그가 종북주의자임을 전제로, 어떤 조직적 배후세력이 있는가를 알아내는 데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수사결과를 예단하긴 어려우나 가느다란 연결고리라도 발견해 이번 사건을 '한미동맹에 대한 종북주의자들의 테러'로 규정하는 것은 우리 사정당국에게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닐 것이다.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그 결과를 알고 있다는 듯, 집권 여당의 대표는 이번 사건을 이미 "종북좌파'들'의 소행"으로 규정했다. 우리 편에 서지 않는 당신들 모두 그 범주에 속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로 들린다. 정작 미 국무부가 "범행동기를 구체적으로 모르는 상황에서 (폭력 행위) 이상의 말로 규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대낮에 칼을 휘두르는 광인의 출현보다 무서운 것은 우리 모두가 모두를 믿지 못하고 숨 죽여 살아야 하는 감시사회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현실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