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얼굴' 됐다

14일 한일경제인회의 첫 참석…그룹 전면 나서 경영권 승계 굳히기

조현준 효성 사장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조현준 효성 사장이 한일경제인협회장을 9년간 맡았던 부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한일경제인회의에 참석한다. 조 사장이 한일경제인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 한일경제협회 및 효성그룹에 따르면 조 사장은 오는 14∼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46회 한일경제인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1969년 결성된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경제인 3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양국 기업인 간의 교류를 증진하고 경제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앞두고 한일 양국 경제의 새로운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21세기를 강력한 아시아의 세기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조 사장은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자격으로 이번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한다. 지난해까지는 9~11대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역임한 부친 조석래 회장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1998년부터 협회 부회장을, 2005년에는 회장에 취임해 회의에 참석해왔다. 9년간 한일경제협회 회장으로 일해 온 조 회장은 세 번째 임기를 끝으로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김윤 삼양그룹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이어 3월에는 조 사장이 부친의 뒤를 이어 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한일경제협회 관계자는 "조석래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됨에 따라 효성그룹 측에 협회 회장단으로 한 분을 추천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이에 조현준 사장이 부회장으로 추대돼 회장단으로 선임된 것"이라고 말했다.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그동안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많았던 효성그룹 승계작업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장남인 조 사장의 효성 지분은 9.95%으로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이 보유한 9.18%보다 약간 앞서 있다.특히 최근 조 사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실제 조 사장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업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는 등 그룹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조 사장은 효성의 섬유PG장, 정보통신PG장, 전략본부장을 겸임하면서 효성뿐 아니라 IT계열사인 효성ITX, 노틸러스 효성 등 그룹 전반의 경영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지난해 4월에는 직접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지 최대 기업인 자룸그룹 회장의 삼남이자 그룹 자회사인 BCA 민영은행의 아르만드 하르토노 부행장을 만나 사업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고, 노틸러스효성과 ATM 등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이달 초에는 전략본부장으로서 계열사인 효성굿스프링스의 '세계 최대 규모의 펌프시험설비' 준공식에 참석, 해외플랜트 수주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계열사인 효성ITX가 사물인터넷 대표주자로 떠오르면서 조 사장의 경영능력이 재조명되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조석래 회장의 의중이야 알 수가 없지만 조 사장의 최근 빠른 경영 행보를 보면 효성그룹 후계가 자연스럽게 조 사장으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존재한다"면서 "특히 부친을 대신해 한일경제인회의에 효성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효성 측에서는 조 사장이 '일본통'이기 때문에 협회 부회장에 선임됐다는 것을 강조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조 사장은 1992년부터 5년 여간 일본 미쓰비시 상사와 모건 스탠리 도쿄법인에서 근무했다. 또 1996년에는 일본 게이오대 법학대학원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에 조 사장은 일본 유학과 근무 경력 등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일본의 재계 및 정계 인사들과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해 국내 3세 경영인 중에서도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히고 있다.특히 조 사장은 일본어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효성그룹 관계자는 "조 사장은 일본 경제 및 산업에 대한 이해가 깊은 만큼 젊은 경제인으로서 미래지향적 한일 경제협력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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