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제이미 폭스(좌)와 앤드류 가필드(우)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가슴 아픈 이별은 사랑을 더욱 깊어지게 한다. 강력한 적은 스스로를 더 성장시키고, 강하게 만든다. 얼핏 보면 '남의 일' 같은 히어로의 삶도 결국은 우리네 현실과 맞닿아 있다. 혼란스럽고 아프고, 포기하고 선택하면서 그렇게 살아간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감독 마크 웹)는 주인공의 내면적 성장을 섬세하게 그린다. 더불어 영화적인 성장도 이뤄내 칭찬할 만하다. 무엇보다 한층 강력해진 3D 효과와 눈을 놀라게 하는 화려한 CG(컴퓨터 그래픽), 짜릿한 고공 활강 액션 등이 어우러져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영화는 스파이더맨의 삶에 완전히 적응한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 분)가 헤어졌던 연인 그웬(엠마 스톤 분)과 다시 만나면서 시작한다.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던 이들 앞에 예상치 못한 적이 등장한다.바로 스파이더맨의 열렬한 팬이자 오스코프사의 전기 엔지니어인 맥스(제이미 폭스 분)다. 작업 중 치명적 사고를 당해 엄청난 능력이 생긴 그는 전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일렉트로로 변신한다. 뜻하지 않게 뉴욕을 암흑 속에 가두고, 자신의 영웅이었던 스파이더맨에게 공격을 당한 일렉트로는 치 떨리는 배신감을 느낀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제이미 폭스
한편 오스코프사 후계자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 분)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스파이더맨의 피를 필요로 한다. 친구인 피터에게 스파이더맨을 만나게 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하지만, 피터는 친구를 위해 이를 거절한다. 결국 해리는 맥스를 찾아가 자신과 손을 잡자고 제안한다.이후 스파이더맨은 일렉트로와 무시무시한 싸움을 벌인다. 그러나 해리 역시 그린 고블린으로 변신하면서 스파이더맨을 위협하고, 다음 편에서 두 사람의 피할 수 없는 싸움을 예측케 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등장하는 적은 그 어느 시리즈의 적들보다도 강하다. 스파이더맨이 일렉트로를 힘으로 이기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이지만, 특유의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헤쳐 나간다.제이미 폭스는 앞니가 벌어지고 머리숱이 없는 어리숙한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강력한 '전기 괴물'로 변신한 뒤에는 분노에 가득찬 무자비한 인물로 변모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따르던 우상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급격히 변화하는 내면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엠마 스톤(좌)과 앤드류 가필드(우)
이번 작품에서는 스파이더맨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그 안에서 느끼는 갈등에 대해서도 다룬다. 피터는 10년 만에 재회한 친구 해리 오스본과 변함없는 우정을 확인하지만, 속마음과 다르게 오해가 쌓이며 결국은 적으로 맞서게 된다.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겠다고 선언하는 그웬 스테이시를 향한 사랑도 더 깊어진다. 전편에서 그웬의 아버지는 죽기 전 피터에게 그녀를 멀리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죽음도 사랑을 갈라놓을 수는 없는 법.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스펙터클한 만남을 이어가게 된다. 특히 실제 연인인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의 뜨거운 눈빛 연기가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욱 높이는 데 일조했다. 낯간지러울 정도로 달콤한 대사들과 서로를 향한 몸짓은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팬이라면 뭐니 뭐니해도 액션의 스케일이 가장 궁금할텐데, 전매 특허 활강 액션을 펼치며 시원하게 뉴욕 상공을 가르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은 가슴을 뻥 뚫리게 할 정도로 시원하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스틸
전편보다 더욱 발전된 기술을 자랑하는 3D 액션은 관객들이 실제로 뉴욕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는 것 같은 생동감을 전달한다. 놀이기구를 탈 때처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눈을 질끈 감을 듯 보인다.제작진은 스턴트 전문 액션 팀부터 최고 기술의 세트장까지 마련, 완벽한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스턴트 코디네이터인 앤디 암스트롱은 최대한 모든 액션을 CG 없이 실제로 촬영하겠다는 마크 웹 감독의 결정에 따라 가능한 모든 액션을 그대로 표현해냈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한국인 스턴트맨 최일람과 윌리엄 레이 스펜서가 참여, 주인공이 직접 소화 할 수 없는 강도 높은 액션을 연기했다.러닝타임은 142분으로 다소 길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찔한 영상들이 이어지기에 지루함은 덜하다. 물론 감정신에서는 속도감이 급격히 떨어지긴 하지만, 이러한 강약 조절을 통해 더욱 감동을 극대화하려는 감독의 의도로 느껴진다. 영화 후반부에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반전 스토리가 펼쳐지니 각오해야 한다. △추신: 여성 관객들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흰 피부의 해리 오스본에게 푹 빠질 수 있으니 주의. 후반부 흉측하게 변한 그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플 수도 있다.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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