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분위기는 무르익지만 성사여부는 오리무중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최근 한반도에 대화기류가 흐르지만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재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은 2008년 12월을 끝으로 5년 넘게 열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성공리에 마무리된데 이어 우리 정부가 구제역 방역지원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상봉 정례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적십자 실무접촉 제안 시기를 조율하고 있어 남북 대화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분위기는 조성되고 있다..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13일부터 한국과 중국을 연달아 방문해 북한 핵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케리 장관은 14일 베이징에서 "미·중 양국이 북한 비핵화 촉진과 관련한 서로의 안(案)을 제시했다"면서 "사안의 긴급성을 고려해 앞으로 수일간 매우 진지하게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는 미·중 양국이 교착상태에 놓인 북한 비핵화 촉진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 등에 관해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중국은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을 북한으로 보내 미·중간 협의내용을 북한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곧바로 서울로 와서 의견을 교환하도록 했다.이 때문에 6자회담이 연내 재개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커진 게 사실이다.그렇지만 전망은 대단히 불투명하다.우선, 미국이 북한의 인권실태를 문제삼고 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을 악(惡)으로 규정하면서 예전보다 강한 어조로 북한을 비난하고 나섰고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의 반인도 범죄와 관련해 북한 지도부를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적대행위’의 산물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자성남 신임 북 유엔대사는 “6자회담 재개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는 아무 말도 할 것 없다”고만 말했다. 6일로 끝나는 키리졸브 훈련도 변수다.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는 기간을 포함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인권문제와 군사훈련을 핑계로 6자회담을 피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중국은 모든 것을 정치적 협상과 외교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6자회담에 열성을 보이는 것 같지도 않다. 우리 정부는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 자리를 비워놓았다. 우리측 수석대표를 겸임하는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일 외교부 1차관으로 공식 취임해 수석대표직은 공석이 됐다. 한반도평화교섭본장 인사는 이달 하순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미국도 지난해 6월부터 차석대표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있다.외교부 당국자는 “6자회담 수석대표 공석은 6자회담이 가까운 장래에 열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 아니겠냐”면서 “그러나 북핵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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