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鄭 총리 철도노조 파업 관련 긴급 담화문

'대한민국 철도의 주인은 국민'

▲정홍원 총리가 담화문 발표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철도 노조원 여러분, 저는 오늘, 열흘째 계속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 노조의 불법파업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과 철도 노조원 여러분께 간곡한 말씀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편을 끼쳐 드린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지금 철도노조가 문제를 삼고 있는 '철도 경쟁체제 도입' 방안은 각계의 전문가가 참여한 민간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검토한 결과를 반영하여 철도산업위원회에서 결정한 제도입니다. 또한 철도공사가 그동안 여러 차례 노사교섭과정에서 경쟁체제 도입이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파업의 이유가 될 수 없음을 누차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철도노조는 이를 '철도 민영화의 추진'으로 주장하면서 10일째 파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민영화 추진의 근거로 자회사 공공지분의 민간매각 가능성을 들고 있지만, 이는 정관에 민간매각이 불가능하도록 규정하여 그 근거를 잃었습니다. 또 자회사에 철도공사가 100% 출자하지 않는 것을 민영화로 가기 위한 것이 아니냐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철도공사의 열악한 재무상황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며 민영화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또한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철도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경영이 효율화되면서 요금이 안정화되고 서비스는 개선될 것입니다. 지난 16일 대통령께서 "철도 민영화는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총리인 저도 국회와 국무회의에서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고, 관계부처 장관들도 국민 앞에 약속을 했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누차에 걸쳐 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계속하는 것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행위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철도공사의 경쟁력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경영혁신의 일환입니다. 지금 철도공사는 만성적인 적자로 인해 17조원이 넘는 부채와 독점체제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대국민서비스 면에서도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적자의 폭을 줄이고 대국민서비스의 질을 향상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과제입니다. 경영합리화를 통해 적자가 개선되고 서비스의 질이 높아진다면, 그것은 노조원 전체의 자랑인 동시에 그 과실도 함께 나누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노조원 여러분은 당장의 이해득실에서 벗어나 더 큰 차원에서 경영혁신 노력을 환영하고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경쟁체제의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독일 등 선진국들은 이미 90년대부터 철도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서울지하철의 경우에도 복수경쟁체제 도입으로 서비스의 질이 개선되고 영업비용도 절감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불법파업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철도운행이 줄어들면서 국민생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안전에 대한 우려 또한 높아가고 있습니다. 산업에 미치는 피해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당장 시멘트 수송 등이 큰 차질을 빚으면서 건설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전후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철도노조가 파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용인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법과 원칙에 의한 국가경영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철도공사 노사 간에 대화를 통해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노력한다면, 정부는 적극 뒷받침할 것입니다.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고 현업에 복귀하여 근로조건 개선 등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우리 철도의 미래를 위해 다소의 불편이 있더라도 인내하고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철도 노조원 여러분,대한민국 철도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정부도 철도공사도 아닙니다. 어느 누구도 이유 없이 열차를 세울 권리는 없습니다. 열차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승객의 심정을 헤아려보시기 바랍니다.철도노조는 불법파업으로 국민의 지탄을 자초할 것이 아니라, 공사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협력하여 국민의 신뢰와 박수를 받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노조원 여러분은 즉시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합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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