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오후 행복주택 시범지구 중 하나인 가좌지구를 찾아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행복주택은 젊은 층에게 꼭 필요한 정책이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행복주택이란 이름에 걸맞게 모두가 행복한 주택을 만들겠다."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오후 행복주택 예정지 중 지구지정을 마친 가좌지구를 찾아 이 같이 말했다. 일부 행복주택 시범지구가 인근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주춤했지만 박근혜정부의 핵심 주거복지 정책에 대한 확고한 추진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행복주택, 이젠 속도보다 완성도 = 서 장관은 이날 행복주택 예정 부지를 둘러보며 주변 건물들과의 조화, 예정된 각종 커뮤니티시설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챙겼다. 또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사업 진행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의견을 수차례 밝혔다. 사업의 속도보다는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서 장관은 이어 가좌역 내에서 가좌지구와 접해 있는 서대문구와 마포구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조항준(40대·마포구·공인중개사)씨는 "기존 임대주택처럼 저소득층 위주로 구성돼 자살과 범죄에 노출될까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장관은 "기존 임대주택과 행복주택은 개념이 다르다"면서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이 입주한다는 기본 계획을 잘 지켜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여가·육아시설 등 들어가면 주변 환경이 더 좋아진다"며 "지역 주민들이 말씀하시는 공원시설도 기본계획에 다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국토부는 지난 5월 오류동·가좌·공릉·고잔·목동·잠실·송파 등 수도권 도심 7곳을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지구에서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가좌지구와 오류동지구만 지구지정을 마친 상태다.주민 반발이 심한 곳은 지속 의견을 수렴해 나가고 동의가 있는 곳은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게 국토부의 계획이다. 또 시범지구 추진 상황과는 별개로 여건이 갖춰진 곳을 발견한다면 행복주택 지구를 추가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가좌지구 발표 후 6개월…숙제는? = 지난 5월 행복주택 시범지구가 발표된 이후 6개월여가 흘렀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가좌역 인근 모래내시장 등 상인들은 주변 환경이 개선되고 인구 유입이 늘 것을 예상해 반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렸다. 모래내시장 상인 김모씨는 "모래내시장에 상인들이 넘쳐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죽었다"면서 "임대주택이긴 하지만 행복주택이 들어오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상권 형성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인근에서 공사가 한창인 가재울뉴타운에 오는 2016년 입주 예정인 주민 김미숙(가명·여·60대)씨는 "인근에 있는 대학생들이 들어온다고 들었다"면서 "젊은 친구들 많아지면 활력이 더 넘치게 될 텐데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좌역 때문에 단절된 길을 이어주고 공원도 지어준다는 약속만 지키면 된다"고 덧붙였다.반면 가좌역의 남쪽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씨(여·46세)는 "지어준다던 공원은 하세월인데 갑자기 행복주택이 들어선다니 황당하다"면서 "아무리 젊은층 위주로 들어온다고 해도 임대주택이다"고 반대 입장 밝혔다.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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