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사업, 스마트폰 TV 등 세트사업과 균형 맞추기 전략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민영 기자]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 57조4600억원, 영업이익 9조530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초부터 미뤄왔던 시설 투자를 전년 대비 1조원 늘린 24조원으로 확정지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위기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살려 다시 한번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모양새다. 총 24조원의 투자비 중 반도체에 13조원, 디스플레이 6조5000억원, 기타(디지털미디어, 통신)에 4조5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전년 대비해 반도체와 디지털미디어, 통신 부문의 시설 투자비는 그대로 유지하고 디스플레이는 1조5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반도체 부문에 3조7400억원을 투자했다. 하반기에 투자가 집중된다.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를 비롯해 국내에선 모바일D램을 비롯한 D램 공정 고도화에 사용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부문 역시 공정 고도화와 새로운 솔루션 개발을 위해 집중 투자된다. 디스플레이에 대한 시설 투자는 사상 최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1년 디스플레이 부문의 시설 투자비는 6조4000억원까지 늘어났지만 지난해 4조880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디스플레이 시장 상황이 나빠지며 시설 투자를 보류한 것이다. 올해 디스플레이 부문의 투자는 중국 쑤저우에 건립중인 8세대 LCD 공장과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OLED의 경우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사용되는 중소형 OLED 생산량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TV에 사용하기 위한 대형 OLED 투자도 함께 병행할 예정이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 투자가 집중된다. 디지털미디어, 통신 부문의 경우 사업의 특성에 따라 시설 투자는 종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는 대신 연구개발(R&D) 투자가 본격화 된다. 삼성전자가 시설 투자비를 확대하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의 시설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세트 사업과 부품 사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경영진의 복안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TV, 가전 등 세트 사업의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자 부품 사업 역시 세트 사업에 발맞춰 함께 성장시키겠다는 의도다. 삼성전자의 2분기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운 IM(IT모바일) 부문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비자가전(CE) 등 전 부문에서 고르게 한자릿수 후반대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IM 부문의 경우 매출 35조5400억원, 영업이익은 6조28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CE 부문은 매출 12조7800억원, 영업이익 4300억원을 기록했다. 가전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고 고전이 예상됐던 TV서도 시장 전망치 이상의 이익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83% 증가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은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확연한 성장세를 보였다. DS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7조500억원, 영업이익은 2조9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8% 상승했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65%, 디스플레이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6% 늘어났다. 반도체는 D램과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상승했고 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의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중소형 디스플레이 부문의 판매와 영업이익이 모두 좋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전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기록했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수익성 회복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초격차 전략을 통해 높은 수준의 이익률을 기록했고 하반기 집중 투자를 통해 초격차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김민영 기자 argu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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