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휘 [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결전을 앞두고 최강희호의 전력 구성에 적신호가 커졌다. 주장 곽태휘와 최고참 김남일이 동시에 쓰러졌다. 출전 여부는 미지수. 만약을 대비한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A조 마지막 8차전을 치른다. 8회 연속 본선 진출 여부가 걸린 경기다. 한국은 4승2무1패(승점 14)로 조 선두. 2위 이란(승점 13),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1)이 그 뒤를 쫓고 있다. 한국은 이란전에서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그와 별개로 대표팀은 승리만을 생각한다. 갚아줄 빚이 남았기 때문.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 당시 지독한 텃세에 시달렸다. 선수단 비자 발급부터 수준 이하의 훈련장, 관중의 레이저 공격 등 푸대접의 연속이었다. 경기마저 0-1로 패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도 도발이 이어졌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비롯해 이란 선수단은 연일 한국을 향해 막말 수준의 독설을 퍼붓고 있다. 긴장감은 극도로 고조됐다. 최상의 전력이 요구되는 상황에 악재가 들이쳤다. 곽태휘와 김남일이 나란히 허벅지 부상을 당한 것. 둘은 지난 11일 우즈벡전 이후 줄곧 재활에만 전념해왔다. 회복 속도가 빠른 쪽은 곽태휘다. 16일 비공개 훈련에서 대부분 프로그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남일은 이날 별도 훈련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일단 둘 다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곽태휘는 수비의 중심이다. 변화가 많았던 포백 수비에서도 늘 붙박이였다. 최종예선 7경기에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을 정도. 그가 나서지 못할 경우 이란전에선 정인환·김영권·김기희 등으로 중앙 수비진을 구축해야 한다. 기량은 둘째치더라도, 세 명 모두 A매치 출전 경력은 10경기도 안 된다. 경기의 무게감을 고려할 때 경험 부족이 우려되는 대목. 대표팀 전체로 보더라도 주장의 공백은 적잖은 손실이다.
김남일 [사진=정재훈 기자]
미드필드 조합 역시 고민이다. 박종우가 경고 누적으로 이란전에 나설 수 없는 가운데, 김남일마저 빠지면 판을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 우즈벡전에서 맹활약한 이명주는 다시 중용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의 짝. 한국영은 레바논 원정에서 부진했고, 김보경·이승기 등은 수비보다는 공격에 무게 중심이 실린 자원이다. 이에 센터백 장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투입하는 '변칙'도 고려중이다. 최 감독은 15일 훈련 직후 "장현수는 영리한 경기 운영과 수비 가담이 좋은 자원"이라며 "수비형 미드필더는 공격 방향을 등지는 플레이에 능해야 하는데, 선수 본인도 어색해하지 않는다"라며 선발 출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이 걸린 경기에서, A매치 경험이 전무한 젊은 선수의 '포지션 파괴'는 도박에 가까운 면이 있다. 더군다나 상대는 네쿠남, 테이무이란 등 베테랑 미드필더로 허리라인을 구축했다. 상대적으로 노련함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최 감독은 16일 훈련을 철저히 비공개로 치렀다. 2011년 12월 부임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통상 비공개 훈련이라도 15분가량은 취재진의 접근을 허락했다. 반면 이번엔 장소·시간 모두 비밀이었다. 최 감독은 전날 훈련 뒤 "미리 선발 명단이 정해진 듯한 말이 나돌면 선수들 사기에 문제가 생긴다"라며 비공개 훈련의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여기엔 김남일-곽태휘의 현재 상황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출장 여부를 미리 드러내지 않는 동시에, 다양한 조합실험에 대한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중원-수비의 밑그림이기에 더욱 그렇다. 달리 말하면 둘의 공백을 메우는 일은 그만큼 고민스럽고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최 감독은 17일 마지막 공식 훈련을 통해 최적의 대안을 결정할 전망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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